19일 2025 중앙포럼 ‘격변의 시대, 한국 외교의 좌표는’ 세션에서는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한반도 안보 정세를 논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은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으로 자유주의 질서가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하며 “글로벌 루트의 항상성(恒常性)을 보장하지 않으면 국가 이익과 생존에 치명적인 위협을 받는 한국으로서 한·미·일 협력은 매우 신뢰할 만한 수단으로, 실질적 협조체제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일 협력 담보를 위해 “안보·경제·문화 등에서 멀티 트랙(다양한 접근 방식)을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현실적으로 우리가 설정해야 할 목표는 전쟁의 개연성을 급격히 낮출 수 있는 관리 체제, 즉 ‘차가운 평화’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비핵화 목표 달성은 더 어려워지고, 북·중·러 연대 강화로 북한의 협상력은 더 높아진 점 등을 지적하며 “이런 구조적 현실 때문에 목표는 ‘따뜻한 평화’가 아니라 차가운 평화가 돼야 하며, 북한의 오판을 막기 위해 한·미가 강한 억제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전경주(정치학 박사)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전략연구센터 한반도안보연구실장은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는 불가피하며,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구도 변화 등 큰 흐름 속의 한 지류”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 육군 감축을 근거로 “주한미군도 줄일 수 있는데, 대신 능력은 강화하는 방향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주한미군의 대중 견제 역할 확대 등과 관련, “중국의 위협에 대한 대응 수위 등 우리의 한계를 능동적으로 세워야 한다”며 ‘자체적 임계점’ 설정을 주문했다.
이왕휘 아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반중 정서가 강한 상황에서는 한·미 관계가 안정돼야 한·중 관계를 개선할 수 있으며, 이런 메시지를 중국 측에 계속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중 관계가 경색된 국면이 지속되면 안보와 경제적으로 한국에 유리한 게 없다”며 “양자관계가 국제 분쟁에 연루되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