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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번엔 여직원 면전서 "X냄새 나"…유병호 연이은 기행

중앙일보

2025.11.19 12:00 2025.11.1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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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 진행되고 있다. 유병호 감사위원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윤석열 정부 당시 야권을 겨냥한 감사를 주도했던 유병호 감사위원(전 사무총장)이 최근 기행에 가까운 행동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기행은 지난 9월 감사원 내부에 지난 정부에서 ‘표적 감사’ 논란이 일었던 감사들을 되짚기 위한 운영쇄신 TF 가 설치되면서 시작됐다. 유 위원은 이 TF 설치에 대해 “표적을 정해 놓고 털어 봐라, 밀고해라, 이 방식이다. 어떻게 헌법 기구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냐”(지난달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며 격하게 반발해왔다.

복수 감사원 관계자에 따르면, 유 위원은 지난달 말 감사원 내 체력단련실에서 만난 여직원 A씨 면전에서 큰 소리로 “X 냄새가 나네”라고 막말을 했다고 한다. A씨는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6월 26일 감사원 실무자협의회장 자격으로 최재해 당시 원장과 유 위원 등을 겨냥해 “현 지휘부에서 그동안의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에 대해 솔직하게 인정하고, 피해를 본 국민과 조직 내에서 어려움을 겪은 동료 직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표하기를 바란다”며 지휘부 사퇴를 요구했던 인물이다. 익명을 원한 감사원 관계자는 “유 감사위원이 자신의 측근 그룹인 ‘타이거파’와 정반대되는 입장을 보여 온 A씨가 눈엣가시 같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지는 유 위원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대신 유 위원은 감사원 홍보실 관계자를 통해 “연락에 응하시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
정상우 감사원 사무총장이 지난달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감사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지난 9월 취임 직후 TF 출범을 주도했던 정상우 신임 사무총장도 유 위원의 집중 공격 대상이다. 유 위원은 지난달 정 총장 사무실을 직접 찾아 비서를 통해 취임 선물의 명목으로 작은 보석함을 전달했는데 이 보석함 안에는 엿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정 사무총장은 비서에게 “유 위원 사무실 쓰레기통에 가져다 버리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유 위원은 지난 11일 최재해 전 원장의 비공개 퇴임식 현장에서도 돌출 행동을 했다. 자신의 휴대폰으로 가요 ‘세상은 요지경’을 틀고서 최 전 원장을 향해 “감사원을 망쳐놓고 나간다”며 소리를 질렀고, 직원들을 향해선 “영혼 없는 것들”이란 비난을 쏟아냈다. TF 설치를 승인하고 퇴임하는 최 전 원장을 향해 분노를 표출한 것이다. 현장에 있었던 한 직원은 “3분 넘는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틀었다”며 “참석자들이 다들 당혹스러워 했다”고 말했다.
최재해 감사원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 위원은 지난달 28일엔 감사원 내부망에 “감사원장은 본인이 설치한 괴이한 집단을 즉시 결자해지하길 바란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유 위원은 TF 사무실을 ‘캄보디아 웬치’에 비유하며 “좀비처럼 영혼 없이 살거나 좌고우면하지 말고 좀 착하게 삽시다”라고 최 전 원장을 저격했다.

유 위원과 가까운 직원 B씨가 지난달 29일 “40여명이 넘는 TF 인원이 집단으로 발길질, 주먹질 마구 하니 기분이 좋냐”는 취지의 글을 올리자, 유 위원은 “X 냄새가 너무 심해 빨리 이사 보내야겠다”“불법 구성된 TF가 일삼는 인권침해는 사형감에 해당할 수 있다. 땅·땅·땅”이란 댓글을 달았다. 이에 정상우 총장은 “(유 위원과 타이거파가)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좀 늦어지고 있지만, 결과로 말씀드리겠다”는 반박글을 남겼다. 유 위원과 주변 직원들 상대로 한 TF 조사는 아직 진행중이다.

유 위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후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임명돼 1년 8개월간 야권을 겨냥한 각종 감사를 주도한 뒤 지난해 2월 감사위원이 됐다. 임기는 2028년 2월까지다.




윤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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