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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라이스 외길’ 이치로, 김밥천국 개업하려고? 이제는 40일째 오므라이스 만들기에 전력투구

OSEN

2025.11.19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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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전당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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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백종인 객원기자] 야구 외길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다. 지금은 외도(?) 중이다. 스즈키 이치로(52) 말이다.

요즘은 다른 종목에 푹 빠졌다. 요리(料理)다.

어제(19일) 도쿄의 한 행사장이다. ‘CW-Xx 이치로 over 51 스포츠 테스트’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벤트다. 51세 이상의 건강을 위한다는 취지다. 아마도 그의 백넘버(51번)에서 착안한 것으로 짐작된다.

MLB 명예의 전당 헌액자는 자신의 근황을 이렇게 밝힌다.

“나는 관심 있는 일에 끝까지 빠져 버린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고 싶다. 요즘은 요리를 한다. 미국 시애틀 집에서 40일 동안 매일 오므라이스를 만들었다.”

진행을 맡은 여성 MC가 놀라는 표정이다. 그리고 이렇게 묻는다. “여름 행사 때는 파스타라고 하지 않았나?”

4367개 안타의 주인공은 부인하지 않는다.

“맞다. 그때는 파스타를 열심히 만들었다. 나 자신의 레시피가 생겨야 한다. 그렇게 끝까지 열심히 파고들었다. 그럼 일단 완성 단계에 도달한다. 지금 오므라이스도 어느 정도 그 레벨까지 갔다고 생각한다.”

상상해 보시라. 글러브 대신 웍(중국식 프라이팬)을 돌린다. 배트 대신 국자를 휘두른다. 강렬한 화력으로 불맛을 입힌다. 파와 양파를 다지고, 달걀을 풀어 오믈렛을 만든다.

엄연한 현직이 있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프런트 임원이다. 구단주 보좌역으로 활동 중이다. 그냥 명함만 파는 자리가 아니다. 시즌 중에는 매일 출근한다. 외야에서 공을 줍고, 배팅볼도 던져준다. 때로는 선수들의 상담역도 맡는다.

요즘은 비시즌이다. 그래서 시간이 꽤 남는 것 같다. 소일거리를 찾는 게 이상할 일은 아니다. 그라운드가 주방으로 달라졌을 뿐이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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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치로 하면 카레라이스다. 현역 시절의 최애 메뉴였다.

2008년의 일이다. 공영방송 NHK의 다큐멘터리였다. ‘메이저리거, 이치로 스페셜’이라는 제목이었다. 동행 취재하는 관찰 카메라 형식이다.

시애틀 집에서의 풍경이다. 출근 전에 식사를 한다. 아내가 차린 상은 단출하다. 식탁에는 흰 접시와 주스가 담긴 컵뿐이다.

이때 아나운서의 내레이션이 깔린다. “시간은 12시 조금 전이다. 메이저 이적 7년째, 메뉴는 항상 아내가 직접 만들어준 카레다.”

제작진과의 문답이 이어진다.

PD “7년간 계속 같은 점심을 먹는 것인가?”

이치로 “(제작진을 빤히 쳐다본다. 그리고 잠시 생각하더니) 카레 이외에 뭐가 있었나….” 그러더니 이런 대답을 내놓는다. “기억나는 게 없다. (카레 이외에) 다른 건 있을 수가 없다.” 시청자를 감탄하게 만든 멘트였다. ‘이치로=카레라이스’라는 등식이 탄생한 순간이다.

하지만 훗날 밝혀졌다. 다소 과장이 섞였다. 이를테면 방송용 멘트였다.

작년 말에 방영된 또 다른 컨텐트다. 마이니치방송(MBS)의 ‘정열대륙(情熱大陸)’이라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서는 아침 식사로 콘 수프를 먹는다. 그러자 제작진이 묻는다.

PD “카레(라이스) 아닌가? 아침식사는 카레라는 전설이 아직도…”

이 얘기에 주인공은 눈이 동그래진다. 기가 막히다는 표정이다. 이런 반응이다.

“정말이지, 몇 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그 생각인가. (웃음) 10년도 훨씬 넘었다. 아직도 그렇게 아는 사람들이 많다. 확실히 잘 먹기는 했다. 그랬는데, 오직 카레만 먹은 것은 아니다. 맥스 80(최대 80%)을 넘지는 않는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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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매일은 아니라고 한다. 그래도 80% 이상은 카레라이스를 먹었다. 다른 메뉴도 있다. 페페로니 피자다.

이유는 하나다. 미국 어느 지역에서 먹어도 비슷하다. 맛과 성분, 영양이나 칼로리에 큰 차이가 없다. 컨디션 유지에 변수를 줄이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한번 시작하면 끝장을 본다. 예전에는 타격이었다. 카레라이스만 먹고 미친 듯이 안타를 쳤다.

요즘은 파스타와 오므라이스다. 그런 스타일이다. MBTI도 어림짐작이 가능하다. AI가 이렇게 알려준다.

‘한 가지 일을 끝까지 파고드는 경향이 강한 유형으로는 주로 INTJ와 ISTJ가 언급된다. 이들은 계획적이고(J), 내향적이며(I), 특정 관심 분야에 깊이 몰두하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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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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