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진영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발끈’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김 실장의 태도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0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김 실장이 (하워드) 러트닉(미국 상무부 장관)을 세 번 만나셨다고 했던 것 같은데, 러트닉이 책상을 꽝 치고 제지해도 소리 지르셨을까”라며 “(민주당 원내대표인) 김병기 의원도 저런 반응이 나올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당황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9월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인사도 제대로 안 하고 나가는 등 오만한 모습을 보였다”며 “(김 전 장관과) 이름도 비슷한 김 실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조금 더 반추해보길 추천드린다”고 했다.
이기인 개혁신당 사무총장도 이날 매일신문 유튜브에 출연해 “김 의원은 내년 예산에 청년 버팀목 전세대출이 14조5000억원에서 10조3000억원으로 4조원 정도 삭감된 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김 실장의 분노는 ‘갭투자’한 다른 관료들에게 향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도 김 실장을 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참으로 안하무인”이라며 “장관급 공직자가 국회의 질의 과정에서 이처럼 감정적이고 무례한 태도를 보인 것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모독한 것이며 결국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했다. 조용술 대변인은 19일 논평에서 “이재명 정권이 얼마나 오만한지 드러내는 상징적 순간”이라고 했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실장이 술 취했나 싶었는데, 권력에 잔뜩 취해 있었다”고 지적했다. 손수조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도 매일신문 유튜브에서 “차용증 없이 딸 전세금을 빌려줬다면 세무조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권칠승 의원은 19일 KBS1 ‘전격시사’에 출연해 “대통령실에서 국회에 출석한 정부 위원이 어제(18일) 같은 태도를 보이는 건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태도 자체는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박지원 의원은 같은 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의원이 김 실장에게 사과를 하는 게 마땅하다”며 “정책 방향의 질의였더라도 왜 딸하고 연결을 시키느냐”고 김 실장을 감쌌다.
김 실장은 18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김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김 의원이 버팀목 등 청년 전세대출 정책 예산 감액 문제를 지적하면서 “김 실장 딸이 전세에 살고 있는데, 임대주택 살라고 얘기하고 싶냐”고 말하자, 김 실장이 “제 가족에 대해 그런 식으로 하지 말라”며 고성을 지른 것이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수차례 김 실장의 팔을 잡아가며 진정시켰지만 김 실장의 화는 가라앉지 않았다. 민주당 원내대표인 김병기 운영위원장이 “여기가 정책실장 화내는 곳이냐”며 화를 내며 제지하고 나서야 김 실장은 “송구하다”고 물러섰다.
김 실장은 19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딸은 아빠가 공직에 있는 것을 싫어하고 조심하고 눈치 보고 그렇게 살아서 제가 애잔함이 있다”며 “송구하고 제가 잘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