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프랑스 현지에서 이강인을 향한 평가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부상자가 속출한 파리 생제르맹(PSG)이 흔들리는 가운데, 현지 매체들은 “PSG는 이미 공백을 메울 새로운 크랙을 보유하고 있다”며 연일 이강인의 이름을 거론하고 있다.
알레스 파리는 20일(이하 한국시간) “하키미, 누노 멘데스, 두에, 뎀벨레까지 장기 결장자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PSG는 예상보다 얇아진 전력으로 시즌을 버티고 있다”며 “하지만 이강인의 성장세가 그 공백을 상당 부분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여름 공격 보강 없이 시즌을 출발한 결정이 위험해 보였지만, 예상 밖의 구세주가 등장했다는 평가다.
알레스 파리는 이강인의 최근 경기력을 두고 “오른쪽 측면에서 꾸준히 선발로 나오며 자신의 자리를 잡았다. 바이에른 뮌헨전에서는 교체로 투입돼 흐름을 되살렸고, 리옹전에서도 다시 결정적인 상황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가오는 토트넘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엔리케 감독이 가장 믿는 카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4세라는 나이는 여전히 발전 가능성을 남기고 있고, 이번 시즌 가장 인상적인 발견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대표팀 경기로 이어졌다. 레퀴프는 이강인이 18일 한국-가나전에서 기록한 결승골 도움을 집중 조명하며 “클럽에서의 오름세를 대표팀에서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유의 왼발 감아 올리기가 다시 한 번 위력을 발휘했다. 이 장면은 뮌헨전에서 네베스의 골을 만들던 순간과 거의 동일한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볼리비아전 85분, 가나전 87분을 소화하며 연속 두 경기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다”고 덧붙였다.
컬쳐 PSG 역시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다. “가나전에서 나온 이강인의 크로스는 최근 그의 대표적인 공격 패턴”이라며 “클럽과 국가대표 모두에서 자신감을 더해가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이강인의 재평가 흐름은 프랑스 축구 전문지 소풋의 분석에서도 등장했다. 소풋은 “이강인은 한 번도 부족했던 적이 없었다. 단지 잘못 판단됐을 뿐”이라고 강하게 주장하며 PSG 입단 이후 그에게 따라붙던 ‘피지컬 약하다’는 편견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강조했다. 소풋은 “AC 밀란전 데뷔골 이후 그의 잠재력은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팀이 흔들릴 때마다 이강인의 왼발이 PSG를 다시 세워왔다”고 분석했다.
현지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루이스 엔리케 감독 역시 이강인에게 확고한 신뢰를 보냈다. 엔리케 감독은 최근 “이강인은 우리가 기대하던 모든 요소를 갖춘 선수이자 더욱 많은 역할을 맡길 수 있는 자원”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은 감독에게 매우 큰 장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이강인의 향후 거취를 둘러싼 논쟁은 지난겨울부터 이어지고 있다. 일부 프랑스 매체들은 이강인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팀을 떠나고자 했지만 PSG가 높은 이적료를 이유로 이적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의 경기력을 고려하면 PSG 내부에서도 더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PSG는 여전히 여러 주전 자원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이강인이 보여주는 안정적인 퍼포먼스는 팀뿐 아니라 내년 열릴 2026 FIFA 월드컵을 준비하는 대표팀에도 긍정적인 요소다. PSG가 이강인에게 더 많은 역할을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의 상승세가 어떤 속도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