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함부르크에서 뛰던 시절 내가 속한 바이에른 뮌헨은 매번 그들을 박살냈다. 8-2나 9-1 정도로 이기곤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밴쿠버 화이트캡스의 공격수 토마스 뮐러(36·독일)가 LAFC 간판 골잡이 손흥민(33)을 향해 도발했다. 23일(한국시간) 오전 11시30분에 열릴 MLS 플레이오프(PO) 8강 맞대결을 앞두고서다.
실제로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 뮐러가 몸담은 뮌헨이 손흥민이 뛰던 함부르크를 상대로 2013년 9-2, 2011년 5-0으로 대승을 거둔 이력이 있다. 뮐러는 손흥민이 현재 MLS 톱클래스이자 간판 스타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LAFC는 손흥민과 데니스 부앙가에 대한 득점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두 선수가 묶이면 팀도 골을 못 넣는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손흥민은 함부르크 이후 레버쿠젠(독일)과 토트넘(잉글랜드) 시절까지 포함해 뮐러의 소속팀을 상대로 1승(3무8패)을 거두는데 그쳤다. 유일한 승리는 A매치에서 거뒀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2-0승)에서 쐐기 골을 넣어 독일대표팀과 뮐러를 침몰시켰다. 단 한 번의 승리지만 12차례 맞대결 중 임팩트는 가장 크다.
2008년부터 17년간 뮌헨에 몸 담으며 총 33차례 우승한 뮐러는 손흥민처럼 지난 여름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왔다. MLS 정규리그 7경기에 출전해 7골 3도움을 기록했다. 10경기에서 9골 3도움을 기록한 손흥민 만큼은 아니어도 여전히 날카로운 결정력을 유지 중이다.
뮐러와 손흥민의 13번째 맞대결은 서부 콘퍼런스 정규리그 순위가 높은 밴쿠버(2위, LAFC는 3위)의 홈구장 BC플레이스에서 단판 승부로 펼쳐진다. 5만4000장의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지난 4월 리오넬 메시의 인터 마이애미와가 밴쿠버와 맞붙을 때 작성한 구장 역대 최다 관중 기록(5만3837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정가 12만원~47만원 선인 티켓 가격은 암표 시장에서 150만원까지 치솟았다.
MLS는 “손흥민 가세 후 LAFC의 경기력이 좋아졌다”면서도 “승부 자체만 놓고 보면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은 밴쿠버가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지난 2년간 PO 맞대결에선 LAFC가 모두 이겼다.
손흥민과 LAFC가 서부 콘퍼런스 대표로 최종 결승인 MLS컵에 오르고 동부 콘퍼런스에서 인터 마이애미가 올라오면 손흥민과 메시의 맞대결도 가능하다. 손흥민은 “우승 욕심이 없다면 축구를 그만둬야 한다. 축구를 하는 이유는 위너가 되기 위한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