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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버블? 아닌데…황은 ‘최대 실적’으로 말했다

중앙일보

2025.11.20 07:02 2025.11.20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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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소방수로 뜬 AI대장주

인공지능(AI) ‘거품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엔비디아가 지난 3분기(8~10월) 사상 최대 분기 실적으로 ‘소방수’ 역할을 했다. 실적 발표 직후 글로벌 증시에서 AI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했고, 코스피도 단숨에 4000포인트 위로 올라섰다.

19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 570억1000만 달러(약 83조7000억원), 영업이익 377억5000만 달러(55조4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모두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주당 순이익(EPS)은 1.3달러(1909원)였다. 시장조사업체인 LSEG가 집계한 전망치(매출 549억2000만 달러, 주당 순이익 1.25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최신 AI 가속기 ‘블랙웰’이 실적을 견인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블랙웰 판매량은 차트에 표시할 수 없을 정도(off the charts)로 높다”며 “클라우드용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이미 매진”이라고 말했다.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데이터센터 매출(512억2000만 달러)이 1년 전보다 66%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게임부문 매출(42억7000만 달러)은 1년 전보다 30% 늘었다.

이날 황 CEO는 직접 ‘AI 버블론’을 반박했다. 그는 “AI 버블 얘기가 있지만, 우리에겐 (시장이) 완전히 달리 보인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중앙처리장치(CPU) 기반 범용 컴퓨팅에서 GPU 기반 가속 컴퓨팅으로의 전환 ▶전통적 머신러닝에서 생성 AI로의 변화 ▶자동으로 업무를 하는 에이전틱 AI의 등장 등 3대 플랫폼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황 CEO는 “엔비디아의 제품은 이 모든 단계의 컴퓨팅 수요를 하나의 아키텍처로 지원한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중동 수출 길도 열리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엔비디아가 아랍에미리트 ‘G42’와 사우디아라비아 ‘휴메인’ 등 중동 AI 기업들에 각각 3만5000대의 첨단 AI칩을 판매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엔비디아의 장밋빛 전망은 즉각 주식 시장의 훈풍으로 이어졌다. 나스닥에 상장된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실적 발표 기대감에 전일 종가 대비 2.85% 오른 186.52달러에 마감했다.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선 5% 넘게 급등해 196달러 선을 돌파했다. AMD(4.45%) 브로드컴(2.85%) 샌디스크(5.79%) 마이크론(4.37%) 등 AI 반도체 관련주 주가도 덩달아 상승했다. 엔비디아의 호실적에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 지수 등 뉴욕증시 3대 지수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대비 1.92% 오른 4004.85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투자자(6455억원)와 기관투자가(7572억원)의 쌍끌이 매수가 지수를 끌어 올렸다. 삼성전자는 4.25% 올라 ‘10만전자’(10만600원)를 탈환했고, SK하이닉스도 1.60% 올랐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AI 거품 우려로 주가 조정이 있었는데 이는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 훼손 없이 투자 심리 악화 때문”이라며 “엔비디아 실적발표가 분위기를 반전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려도 여전하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미국 기업들은 AI 기술에 이미 과잉투자하고 있어, AI 거품은 언제든지 꺼질 수 있다”며 “코스피 추가 상승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우림.김도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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