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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볼볼볼→강판’ 아쉬움에 눈물 흘린 20살 영건, 절실함에 개명까지 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 [오!쎈 원주]

OSEN

2025.11.2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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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봉고 시절 이태준.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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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원주, 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이태준(20)이 새로운 이름으로 내년 시즌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이태준은 지난 20일 강원도 원주시 태장체육단지 야구장에서 열린 마무리캠프 인터뷰에서 “이름은 6월쯤에 바꿨다. 그동안 아프기도 하고 야구가 뜻대로 되지 않아서 부모님께서 먼저 개명을 해보자고 얘기해주셨다. 나도 뭐라도 해보고 싶다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름을 바꿨다”고 밝혔다. 

이태준이라는 이름은 키움 팬들에게도 생소할 수 있다. 2024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24순위) 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했을 당시 이름은 이우현이다. 비봉고 에이스로 당시 드래프트에서 사이드암 최대어이자 즉시전력감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토미 존 수술을 받는 바람에 2024년에는 퓨처스리그에서 2경기에 출장하는데 그쳤다. 

올해 토미 존 수술에서 돌아온 이태준은 1군에는 올라가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서 29경기(29이닝) 2패 1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5.28을 기록했다. 마무리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태준은 20일 한일장신대와의 연습경기에 구원등판해 2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비봉고 시절 이태준. /OSEN DB

비봉고 시절 이태준. /OSEN DB


“그동안 재활을 했고 올해도 1군에 한 번도 올라가지 못했다. 스프링캠프에서도 기회가 있었는데 내가 잘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한 이태준은 “내 동기 친구들. (전)준표, (김)윤하, (이)재상이, (김)연주형, (고)영우형 모두 1군에 올라가기도 했고 잘했다. 첫 시즌에 그런 동기들을 보며 조급한 면도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간절한 마음으로 개명을 결심한 이태준은 “작명소 5군데를 돌아다니며 이름을 받았다. 티읕과 지읒이 가장 좋다고 하더라. ‘태조’, ‘태준’ 두 개가 있었는데 태조는 조금 웃긴 것 같아서 태준으로 개명을 했다. ‘클 태’에 ‘법 준’이다.”고 개명을 한 과정을 전했다. 

올해 수술에서 돌아왔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이태준은 “이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지만 나 혼자 급하기도 했다.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이름을 바꿀 정도로 절실함이 있었는데 결국 너무 급하게 하는 것보다 내가 원래 하던 것을 잘하면 결과는 알아서 따라온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마음을 먹으니 초반보다는 지금 괜찮게 결과도 나오고 나 스스로는 만족할 수 있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2년 동안 1군에서 1경기도 던지지 못한 이태준은 마음고생이 심했다. “수술에서 회복한 직후 제구가 안돼서 포수 후면 그물에 공을 던지고 원바운드로도 던지고 볼넷을 5개 정도 주고 내려온 경기가 있었다”고 힘들었던 순간을 돌아본 이태준은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 눈물이 나더라. 충격이 컸다”며 힘들었던 순간을 돌아봤다.

비봉고 시절 이태준. /OSEN DB

비봉고 시절 이태준. /OSEN DB


그렇지만 이태준은 이제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자신감을 얻고 있다. “그래도 지금은 그 때와 비교하면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한 이태준은 “구속도 최고 시속 152km까지 나왔다. 구속은 수술 전보다 더 올랐다”며 웃었다. 

사이드암 투수인 이태준은 ABS(자동볼판정시스템) 도입 이후 릴리스 포인트를 높이면서 지금은 스리쿼터에 가까운 투구폼이 됐다. “ABS 도입 이후 사이드암 투수들이 잘 안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한 이태준은 “팔을 조금 올리니까 시야적으로 더 트이고 결과도 오히려 괜찮았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릴리스 포인트를 고정하고 피치터널을 활용하는 법을 연습하고 있다”고 말한 이태준은 “노병호 코치님이 퓨처스리그 투수코치로 계실 때부터 지도를 잘 해주셨다. 솔직히 내가 제구가 뛰어난 투수는 아니다. 변화구 제구는 괜찮은데 오히려 직구 제구가 안된다. 그래서 일정한 포인트에서 던지려고 노력중이다. 내가 변화구가 강점이니까 피치 터널링도 더 실리려고 한다. 변화구는 슬라이더와 포크를 던진다. 여기서 감독님이 포크볼을 알려주셨는데 괜찮은 것 같다”며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mail protected]


길준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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