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미국으로 향해 쇼케이스를 펼친다는 강백호의 말을 철썩 같이 믿은 KT 위즈가 박찬호에 이어 2연속 대어급 FA를 놓쳤다. 그러나 허탈함을 느낄 시간조차 없다. 남은 실탄으로 다시 대어급 사냥에 나선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20일 오후 “자유계약선수 강백호를 4년 최대 100억 원(계약금 50억, 연봉 30억, 옵션 20억) 규모에 영입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당초 메이저리그 진출 또는 원소속팀 KT 잔류가 점쳐졌으나 영입전의 최종 승자는 한화였다. 한화는 19일 2차 드래프트 종료 이후 강백호를 만나 100억 원 규모의 파격 계약 조건을 제시했고, 이를 받아들인 강백호가 미국 출국을 전격 취소하고 20일 오후 대전으로 향해 구단 사무실에서 최종 조율 및 계약을 마쳤다.
KT는 허탈하다는 입장이다. 강백호는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1순위로 혜성 같이 등장해 8시즌 동안 팀의 간판타자로 활약한 주축 선수. 이에 스토브리그 개장과 함께 강백호 잔류에 힘을 쏟았지만, 강백호의 미국 진출 의지가 워낙 강했다. KT 관계자는 “강백호는 스토브리그가 아닌 시즌 때도 강한 미국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라고 귀띔했다.
강백호는 오는 22일 미국으로 출국해 메이저리그 구단들 앞에서 쇼케이스를 펼칠 계획이었다. 선수 의사를 존중한 KT는 강백호에게 마냥 높은 금액을 제시할 순 없었다. 그럼에도 출국 전 한 차례 더 접촉을 갖고 세 자릿수 금액은 아니지만, 한화에 준하는 최종 오퍼를 제시했다. 정확히는 한화의 계약 조건을 듣고 오퍼를 상향 조정했다. 강백호 또한 출국을 앞둔 상황에서 돌연 국내 잔류 의지를 보이며 구단의 오퍼를 원했다. 강백호는 KT와 더불어 두산 베어스와도 한 차례 협상을 진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OSEN=수원, 최규한 기자]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더블헤더 1차전이 열렸다.홈팀 KT는 소형준, 방문팀 LG는 요니 치리노스를 선발로 내세웠다.4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 KT 강백호가 추격의 우월 솔로포를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며 기뻐하고 있다. 2025.09.18 / [email protected]
강백호의 미국행을 응원하며 후일을 기약한 KT. 그런데 결국 한화 이글스와 4년 최대 100억 원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들려왔다. 물론 계약 규모에서 한화가 KT에 근소하게 앞섰던 건 팩트다. 프로는 당연히 더 좋은 조건을 따라가는 게 맞다. 그런데 KT의 경우 강백호의 미국행이 아니었다면 더 높은 금액을 불러 선수를 잔류시킬 수도 있었다. KT는 미국행이라는 변수 앞에서 원소속 구단으로서 최선의 예우를 다했는데 선수의 선택은 이적이었다.
KT는 박찬호 영입 과정에서도 박찬호 영입전의 최종 승자가 된 두산과 사실상 동일한 계약 규모를 내세웠지만, 선수가 두산을 택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박찬호와 달리 강백호 때는 한화보다 먼저 고액의 오퍼를 제시하고도 선수가 미국행을 취소한 뒤 한화와 계약했다. 협상 과정에서 억울함이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결과는 2연속 빈손이다. 결과를 내지 못하면 사실 과정은 크게 주목받지 못한다.
박찬호, 강백호 영입에 사활을 걸었던 만큼 현재 KT의 실탄은 두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시장에 남은 대어급은 김현수, 박해민 사실상 2명 뿐. 두 선수 가운데 최소 1명이라도 영입을 성사시켜야 당초 세웠던 오프시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KT의 남은 실탄이 김현수, 박해민 등 스타급 선수 영입이라는 결실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KT는 여전히 전력 보강 의지가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