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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 내고 13만원 받는다…연말이면 더 뜨거운 '쇼핑몰'

중앙일보

2025.11.20 12:00 2025.11.2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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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기부 대목'을 맞아 제주는 감귤 한 상자에 흑돼지, 오메기떡, 감귤과즐 중 하나를 더한 ‘스페셜 답례품’을, 충북도는 한돈 1.5㎏을 2㎏으로 늘리는 ‘증량 이벤트’를 선보였다. [사진 고향사랑e음]
“연말이 되면 특색 있는 답례품이 등장해서 요즘 고향사랑 답례품 온라인 사이트를 관심 있게 봅니다. 올해는 제주에 기부하고 감귤과 흑돼지 세트를 받았습니다.”


직장인 김수정(32·경북 경산시)씨는 얼마 전 제주도에 고향사랑기부금으로 10만원을 내고 ‘고향사랑e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3만 포인트를 받아 감귤 한 상자와 흑돼지 세트를 구매했다. 평소라면 3만 포인트로 감귤 한 상자만 받을 수 있었겠지만, 제주도가 연말을 맞아 감귤 한 상자에 흑돼지·오메기떡·감귤과즐 중 하나를 더한 ‘스페셜 답례품’을 출시한 걸 보고 제주에 기부를 결심한 것이다.

김씨는 “지난해부터 연말에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10만원을 내고 받은 3만 포인트로 답례품을 구매해왔다”며 “대구가 고향이지만, 마음에 드는 지역 답례품이 있는지도 기부 지역을 정하는 주요 기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말정산 시즌이 돌아오면서 직장인들 사이에서 고향사랑기부제가 주목받고 있다. 개인이 거주지 외 자치단체에 기부하면 세액공제와 함께 지역 특산품으로 구성된 답례품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절세와 실물 혜택을 모두 누릴 수 있어서다.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울산시 울주군이 대형산불 피해 복구와 피해 주민 지원을 위해 고향사랑 지정기부 모금을 진행했다. [사진 울주군]
특히 연말이면 고향사랑기부제 참여자가 많이 증가한다. 2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엔 9만1037건(102억1900만원), 12월엔 41만9329건(434억400만원)으로 한해 전체 모금 건수의 65.97%, 모금액의 60.99%가 연말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이 ‘기부 대목’인 만큼 각 지자체의 ‘답례품 경쟁’도 치열하다. 충북도는 한돈 1.5㎏을 2㎏으로, 쌀 10㎏을 14㎏으로 늘리는 ‘증량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지역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전남 영암군의 도갑사 템플스테이 이용권이나 강원 홍천군의 원도심투어 이용권 등도 눈길을 끈다. 이 밖에도 강원 인제군과 경남 창녕군의 벌초대행 서비스 할인권, 전남 신안군의 ‘솔로파티’와 ‘커플(프러포즈) 이벤트’, 전남 영암군의 부모님 일상 영상 제작, 전남 곡성의 주택화재안전꾸러미 등 독특한 답례품도 있다.

부산시는 추첨을 통해 기부자들에게 5성급 호텔 숙박권 등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벤트를 진행하면 기부금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며 “한우등심세트, 지역 화폐 등을 주는 추첨 이벤트도 있다”고 말했다.

2023년부터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자신의 거주지를 제외하고 고향이나 원하는 다른 자치단체에 연간 최대 2000만원까지 기부할 수 있는 제도다. 10만원까지는 기부 시 연말정산 때 100% 돌려받을 수 있고 금액의 30%(3만원)까지 포인트가 제공된다. 10만원 내고 13만원을 받는 셈이다. 지자체는 기부금을 주민 복리 증진과 지역 활성화 등에 쓰고, 기부자는 지역 발전에 기여하면서 절세 혜택을 누려 ‘상부상조’다.

‘10만원 기부하면 13만원으로 돌려받는다’는 혜택이 입소문을 타면서 기부자는 매년 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첫해인 2023년 기부 건수와 금액은 각각 52만6279건, 650억6300만원 수준이었다가 지난해 77만3632건, 879억2100만원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는 총 모금액 약 349억원(모금 건수 약 28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배 1.9배 증가했다.

지난 3월 전북 임실군 운암면 옥정호 출렁다리에 앞에서 군청 직원들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고향사랑 기부제 '임실방문의 해, 임실엔티비' 홍보를 하고 있다. 뉴스1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고향사랑기부가 기부자와 지역을 잇는 통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기부 활성화를 위한 제도를 꾸준히 개선하겠다”라고 말했다.



백경서.김정석.김방현.이은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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