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도미닉 솔란케(28, 토트넘 홋스퍼)가 우승의 순간 가족보다도 손흥민(33, LAFC)을 먼저 챙겼다고 고백했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은 20일(한국시간) "솔란케는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한 뒤 가장 먼저 축하하고 싶었던 토트넘 팀 동료를 공개했다. 그는 잊을 수 없는 밤에 자신의 가족에게 인사하기도 전에 손흥민을 급히 찾아갔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지난 5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으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 덕분에 토트넘의 17년 무관도 막을 내렸다. 손흥민 역시 커리어 첫 우승을 만끽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10년간 토트넘에 헌신한 손흥민이 꿈꾸던 최고의 순간이었다. 당시 그는 "오늘만큼은 나 스스로 이 클럽의 레전드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정말 꿈만 같다. 제가 항상 꿈꿔왔던 순간이고, 오늘 그 꿈이 현실이 됐다. 너무 행복하다. 지금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기뻐했다.
[사진]OSEN DB.
토트넘 팬들도 여전히 그날의 환희를 잊지 못하고 있다. 스퍼스 웹은 "지난 시즌 토트넘이 UEL 우승을 차지한 건 토트넘 관계자들의 마음속에 항상 남아있는 순간이다. 이는 아직도 클럽 현대 역사의 결정적 순간"이라고 짚었다.
이어 매체는 "토트넘이 마침내 오랫동안 기다려온 트로피를 확보하면서 '스퍼시(토트넘하다)' 같은 태그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이른바 '농담의 시대'가 끝났음을 알렸다"라고 UEL 우승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리고 "UEL 우승은 클럽과 서포터들에게만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경기장에 있었고, 결승전의 매 순간을 함께했던 선수들에게도 특별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그날 밤을 진정한 자부심으로 여기고 소중히 여기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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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공격수 솔란케도 우승의 밤을 되돌아봤다. 그는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맨유가 골킥을 날렸고, 심판에게 '무슨 일이야?'라고 물었다. 그는 끝났다고 말했다. 그래서 안드레 오나나가 공을 찼을 때 난 혼잣말로 '이런. 우리가 해냈어'라고 했다. 우리가 우승해서 정말 기뻤다"라고 밝혔다.
솔란케가 가장 먼저 달려간 사람은 가족도 아닌 손흥민이었다. 그는 "오랫동안 클럽에 몸담고 있던 쏘니가 정말로 해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그를 축하하러 갔다"라며 "그런 뒤에 가족들을 만나러 갔다. 그들은 모든 걸 겪었고, 그 순간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내 인생에서 가장 좋은 기분이었다. 이번 시즌에도 그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다. 계속 생각이 난다. 축구를 하다 보면 실제로 트로피를 획득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 정말 미친 느낌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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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솔란케는 이전부터 손흥민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 왔다. 그는 지난해 토트넘에 입단하자마자 "손흥민은 환상적인 선수다. 그는 여러 해 동안 좋은 활약을 해오고 있다. 토트넘엔 손흥민처럼 뛰어난 능력을 지닌 선수들이 많다. 토트넘 같은 빅클럽에서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뛰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이 떠난 뒤로도 계속됐다. 유니폼 수집가로 유명한 솔란케는 지난 9월 모하메드 살라와 케빈 더 브라위너, 버질 반 다이크, 엘링 홀란 등 자신이 적으로 만났던 선수들의 컬렉션을 자랑했다.
총 39벌에 달하는 유니폼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손흥민의 토트넘 7번 유니폼이었다. 접힌 채로 줄 맞춰 진열된 다른 유니폼들과 달리 손흥민의 유니폼만 최상단의 가장 특별한 곳에 배치된 것. 솔란케는 지난 시즌 자신과 함께했던 '전 주장' 손흥민의 옷만 자신의 바로 앞에 널찍이 펼쳐두며 여전한 애정을 표현했다.
솔란케는 지난 8월 손흥민의 고별전을 치른 뒤 "대단한 선수이고, 대단한 남자. 내가 함께 뛴 기쁨을 누린 최고의 선수다. 단 1년이었지만, 정말 멋진 1년이었다. 당신은 클럽에서 보낸 모든 사랑과 공로를 받을 자격이 있으며 앞으로 어디를 가든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축구계에서 가장 좋은 사람. 당신의 유산은 영원히 남을 거다. 우리는 당신을 그리워 할거다. 레전드"라고 진심 어린 인사로 손흥민을 배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