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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가스 흡입 ‘1명 의식회복’…경찰 사고 원인 수사 돌입

중앙일보

2025.11.20 18:01 2025.11.2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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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정문. [중앙포토]
지난 20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가스 사고로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던 3명 중 1명이 간밤에 의식을 회복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원인 규명을 위한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21일 포스코·경찰에 따르면 심정지 상태로 이송됐던 40대 포스코 직원 A씨가 간밤에 의식을 회복했다. A씨는 의식을 회복하고 의료진과 간단히 대화를 나눈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일산화탄소 중독의 경우 의식을 회복하는데 시간이 소요된다고 들었다”며 “나머지 근로자의 건강 회복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포항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30분쯤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 STS 4제강공장에서 슬러지(찌꺼기) 청소작업을 하던 용역업체 직원 2명과 포스코 직원 1명, 포스코 자체 소방대원 3명 등 6명이 화학물질을 흡입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초 청소용역업체 직원 2명이 작업 중 쓰러지자 이를 발견한 포스코 직원 A씨가 달려가 신고하는 동시에 심폐소생술 등을 진행했으나 같이 쓰러졌다. 곧바로 포스코 자체 소방대원 3명도 출동했으나 이들도 가스를 흡입하는 등 경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심정지 상태로 이송된 3명 중 2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다. 나머지 3명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뉴스1
경찰은 21일 사고 경위를 조사하기 위한 기초 단계에 돌입했다. 사고 당시 청소업체 직원들의 동선과 작업 절차, 일산화탄소로 추정되는 가스의 노출 시점 등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 폐쇄회로TV(CCTV)와 관련 작업 기록, 목격자 진술 등을 확보해 분석할 예정이다.

또 경찰은 사고 현장이 공장 내부이긴 하나, 옥외공간으로 천장 등이 뚫려 있어 밀폐된 공간이 아니라는 점 등을 고려해 작업자들의 보호구·마스크 등 안전장비 착용 여부, 위험성 평가 이행 여부, 안전관리자 배치 등 안전관리 체계 준수 여부 등 법규 위반 여부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슬러지 처리 설비·배관 상태, 환기 설비 작동 여부 등도 살펴보기로 했다.

포스코 측은 “밀폐되지 않은 옥외 공간이어서 현재까지 법규 위반 사항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다수가 다친 만큼 어디서 가스가 발생했는지 등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경찰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합동 현장 감식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구체적인 일자를 조율 중이다. 사고가 발생한 STS 4제강공장은 사고 당시 수급 등 이유로 가동이 일시 중지된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포항남부경찰서 관계자는 “여러 기관과 조율해 합동 감식 일정을 잡을 예정이며 사고 원인을 종합적으로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이날 오전 이희근 사장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다시 한번 피해를 입으신 분들과 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무한한 책임 의식을 가지고 사고 수습에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앞으로 더욱 안전한 일터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백경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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