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악마의 재능' 폴 포그바(32, AS 모나코)가 다시 뛴다. 그가 도핑 징계를 마치고 2년 2개월 만에 피치 위로 돌아온다.
글로벌 매체 'ESPN'은 20일(이하 한국시간) "포그바가 2년 만에 축구로 복귀할 준비를 마쳤다.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토요일 스타드 렌과 맞붙는 모나코 스쿼드에 포함될 예정이며 몇 분간 경기에 출전할 계획이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만 32세 포그바는 2023년 9월 3일 유벤투스 소속으로 엠폴리전에 28분간 출전한 이후 26개월 동안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그는 16살 때 르 아브르를 떠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뒤로 프랑스 리그 1에서 한 번도 뛰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오는 23일 열리는 렌전이 포그바의 복귀전이 될 예정이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역시 "포그바가 이번 주말 경기에 복귀한다! 모나코는 그가 토요일 렌과 경기에 출전할 준비를 마쳤음을 알리며 팀 훈련 복귀를 확정했다. '레퀴프'의 보도대로 포그바는 부상에서 회복했고, 도핑 금지 처분에서 복귀한다"라고 전했다.
[사진]OSEN DB.
정말 먼 길을 돌아서 경기장 위로 돌아오는 포그바다. 그는 맨유 유스 출신 미드필더로 한때 월드클래스 반열에 올랐다. 유벤투스에서 재능을 꽃피운 뒤 2016년 맨유로 복귀하며 1억 500만 유로(약 1785억 원)의 이적료로 세계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포그바는 '월드컵 위너'이기도 하다. 그는 프랑스 대표팀 주전으로 활약하며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다. 이외에도 국제축구연맹(FIFA)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월드 베스트 11, 유럽축구연맹(UEFA) 올해의 팀, 세리에 A 올해의 팀 등 수상 경력도 화려했다.
하지만 포그바는 기복 있는 활약과 불성실한 태도, 부상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는 유벤투스로 복귀한 뒤로도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기에 2023년 9월 도핑 문제까지 터졌다. 포그바가 제출한 샘플에서 금지 약물이 검출된 것. 그는 유벤투스가 3-0으로 승리한 우디네세전 이후 도핑 테스트를 받았고, 그 결과 테스토스테론 수치에 문제가 있음이 발각됐다. 테스토스테론은 운동선수들의 지구력을 높여주는 남성 호르몬으로 대표적인 금지 약물 중 하나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포그바는 고의로 복용한 적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두 번째 검사에서도 똑같이 양성 반응이 나왔다. 두 샘플 모두 테스토스테론 등 다른 호르몬의 생성을 촉진하는 디하이드로 에피안드로스테론(DHEA)가 발견됐다. DHEA는 한때 '청춘의 샘'으로도 불렸던 호르몬으로 노화 방지와 근육 강화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별생각 없이 먹은 보충제가 화근이 됐다. 'ESPN'은 "한 소식통에 따르면 포그바는 미국 마이애미에서 의사인 친구 중 한 명에게 식품 보충제를 처방받았다. 특정 보충제는 미국에서는 얻을 수 있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얻을 수 없다"라고 전했다.
포그바는 NADO와 형량 협상을 하는 대신 스포츠 중재 재판소(CAS)에 재판을 받기로 택했다. 그리고 CAS는 포그바의 항소를 일정 부분 받아들였다. 그가 주장했던 비고의성과 DHEA는 여성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감경 사유로 작용했다. 그 덕분에 징계 기간은 18개월로 줄어들었고, 벌금도 취소됐다.
CAS 패널은 포그바가 양성 반응을 보인 DHEA를 섭취한 건 의도적이지 않았으며 플로리다의 한 의사가 처방한 보충제를 잘못 복용한 결과라는 증거와 법적 주장을 확인했다. CAS 측은 "포그바는 해당 의사가 여러 명의 국제 선수를 치료했다고 주장한 만큼 그가 반도핑 의무를 염두에 둘 것이라는 확신을 받았다"라며 "포그바는 여러 전문가의 지지를 받았다. 그가 제시한 증거의 대부분은 반박되지 않았다"라고 근거를 설명했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징계가 끝나면서 2025년 3월부터 다시 뛸 수 있게 된 포그바. 그는 현역 복귀를 포기하지 않은 끝에 자유계약(FA) 신분으로 지난여름 모나코에 입단했다. 힘겨운 시간 끝에 새로운 팀을 찾은 포그바는 모나코의 신뢰에 감사하며 눈물을 훔쳤다. 맨유 시절 절친이었던 제시 린가드(FC서울)가 한국에서 함께 뛰고 싶은 동료 선수로 포그바를 뽑기도 했지만, 그의 선택은 유럽이었다.
도핑 징계가 단축되기 전엔 은퇴까지 고려했다는 포그바는 전성기 시절 실력에 도달할 수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꾸준히 축구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온 그는 "분노가 나를 움직이게 한다. 나는 과거 레벨로, 아니 더 나은 레벨이 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포그바는 지난달 초 복귀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기도 했지만, 발목 부상으로 이제야 뛸 수 있게 됐다. ESPN은 "소식통에 따르면 포그바가 훈련에서 아무 문제도 없으면 렌 원정에 동행해 출전할 예정이다. 계획은 그가 3일 간격으로 90분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을 때까지 앞으로 몇 주간 경기장에서 출전 기록을 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체는 "이제 드디어 기다림이 끝났다. 등번호 8번 포그바는 주말에 다시 축구선수가 된다. 지난 6월 말 2년 계약으로 모나코에 입단한 뒤 완전한 재활 절차를 제공받았다. 모나코 구단은 수백 개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포그바는 올해 안에 돌아올 수 있도록 매우 열심히 노력했으며 리더가 필요한 젊은 선수단 사이에서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