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파리 생제르맹(PSG)이 시즌 초반부터 이어진 부상 악재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이유. 프랑스 현지에서는 아주 단순한 답을 내리고 있다. "이강인이 있다."
우스만 뎀벨레, 데지레 두에 등 핵심 공격 자원들이 줄줄이 쓰러졌지만 파리는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팀의 공격 패턴이 더 선명해졌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중심에 선 인물은 이강인이다. 프랑스 현지 매체들은 한목소리로 "PSG는 이미 내부에서 새로운 해결사를 찾아냈다"라며 그의 최근 폼을 집중 조명했다.
이강인의 시즌 흐름은 시작과 완전히 달라졌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PSG가 책정한 약 5,000만 유로의 몸값이 가장 큰 벽이었다. 결국 잔류를 택했고 시즌 첫 몇 주는 교체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주장급 전력들이 줄줄이 쓰러지자 기회가 찾아왔고, 그는 단 한 경기에서도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리그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로 도움을 기록했고, 이후 리옹전에서는 팀을 살리는 극적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두 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로 흐름을 바꿔 놓자 PSG 내부 평가도 즉각 달라졌다. 엔리케 감독은 그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카드'라고 표현했고, 혹평만 늘어놓던 프랑스 언론들은 "PSG가 혼란 속에서 발견한 진짜 크랙"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눈에 띄는 건 수치보다 경기력이다. 프랑스 매체들은 "기록지에는 적히지 않는 장면들에서 진짜 영향력이 드러난다"고 입을 모았다. 압박을 벗기며 전개를 살리는 능력, 세컨드 어시스트 성향의 패스, 라인 사이 침투 등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대체 자원으로 평가받던 이강인이 지금은 전술의 중심에 놓여 있다.
'PSG포스트'는 "이강인은 수비형·중심·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모두 수행한다. 엔리케가 가장 믿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소풋' 역시 "작은 체격을 이유로 의심받던 초창기와 지금은 다르다. 과소평가됐던 자원이 이제는 PSG의 필수 전력"이라고 평가했다.
'레퀴프'는 "캄포스 단장은 이강인을 핵심전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계약은 2028년까지며 이적 가능성은 없다"라고 전했다.
대표팀에서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지난 18일 가나전에서 정확한 왼발 크로스로 이태석의 결승골을 완성시키며 A매치 5경기 3도움이라는 흐름을 만들었다. PSG와 국가대표팀 양쪽에서 동시에 전성기를 열고 있는 셈이다.
프랑스 팬들 역시 반응이 뜨겁다. "과시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 "기술, 시야, 멀티 포지션 능력을 모두 갖춘 자원"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PSG가 이강인을 지킨 결정은 완벽한 선택이었다"는 반응이 많다.
주전들의 부상으로 생긴 공백은 예상 밖의 효과를 불러왔다. 이강인은 단숨에 '필요한 선수'에서 '없어선 안 되는 선수'로 올라섰고, PSG의 11월·12월 전력은 그의 발끝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24세, 아직 성장 폭이 더 남아 있는 나이에 만들어낸 반전이다. 지금 이 시기, PSG가 가장 확실하게 믿고 움직일 수 있는 선수는 단 한 명, 이강인이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