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마침내 '손흥민 공백'이라는 숙제를 정면으로 풀기 시작했다. 무게감 있는 선택지 하나가 스퍼스 레이더에 다시 선명하게 잡혔다. 그것도 레알 마드리드 출신, 이미 빅스테이지에서 검증된 공격수다. 이름은 호드리구(23). 북런던이 그에게 제대로 눈을 돌렸다.
영국 현지에서 연이어 나온 보도는 방향이 명확하다. 토트넘이 겨울 이적시장에서 호드리구를 데려오려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풋볼 인사이더'는 "1월 임대 계약까지 논의될 수 있다"라고 전했고, '더 하드 태클'은 "토트넘이 레알에 구체적인 제안을 준비 중이며 성과 옵션을 포함한 역대급 패키지를 설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미 '입찰 모드'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다.
손흥민이 지난여름 LAFC로 떠난 뒤 토트넘은 한 시즌 내내 전방의 무게 중심을 잃었다. 히샬리송, 브레넌 존슨, 마티스 텔, 윌손 오도베르 등을 번갈아 올렸지만 결정력과 존재감 모두에서 공백은 지워지지 않았다. '손흥민 이후'가 얼마나 어려운지 북런던은 고스란히 겪었다. 사비 시몬스를 7번에 앉힌 것도 기대치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프랭크 감독은 결국 외부에서 답을 찾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선택지 중 가장 위에 놓인 이름이 바로 호드리구다.
레알 입단 당시 "다음 10년을 책임질 포워드"라는 극찬 속에 유럽 무대에 등장했고, 챔피언스리그에서 여러 번 경기 흐름을 바꾼 '클러치 한 방'은 이미 유럽이 인정한 자산이다. 레알 유니폼을 입고 넣은 골도 70개에 육박한다.
이번 시즌은 이야기가 다르다. 음바페가 마드리드에 입성하면서 호드리구의 설 자리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알론소 감독이 지난여름 잔류를 부탁했지만 결국 리그 선발은 고작 2회. 출전 시간은 255분에 불과하다. 챔피언스리그 주력도 더 이상 아니다. 경쟁은 음바페, 킬리안 비니시우스, 주드 벨링엄, 그리고 아르다 귈러·마스탄투오노까지. 호드리구는 어느 위치에서도 안정적인 출전 시간을 보장받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토트넘은 '지금이 기회'라고 본다. 1월이면 계약 조건 역시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다. 현지에서는 "임대+바이옵션" 혹은 "옵션을 포함한 최대 8,500만 유로 패키지"까지 언급된다. 레알 입장에서도 벤치에 앉혀두기엔 큰 자원이고, 판매를 고민할 시점은 지금이 가장 유리하다는 평가도 있다.
문제는 경쟁이다. 호드리구가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맨시티·리버풀·아스날 등 여러 팀이 다시 뛰어들 수 있다는 게 영국 현지의 공통된 전망이다. 결국 토트넘이 가장 먼저,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느냐가 관건이다.
손흥민이 떠난 뒤 스퍼스 공격은 진짜 '해결사'를 찾지 못했다. 호드리구가 온다면 전방·측면을 모두 소화하며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자원이 확보된다. 프랭크 감독이 원하던 정확한 유형이다. 이미 빅게임에서 증명된 선수이기도 하다.
토트넘이 겨울 이적시장 최대 승부수를 꺼낼지, 그리고 그 카드가 손흥민 이후 첫 진짜 '프랜차이즈 공격수'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겨울 시장의 본게임은 이제 막 열리기 시작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