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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씨앗" 정치원로 따끔한 질책…與 빠진 YS 10주기 무슨 일

중앙일보

2025.11.20 22:10 2025.11.2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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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YS)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식이 21일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한 국회의원은 전원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장동혁 대표 등이 참석했지만 정부·여당 비판에 집중하는 등 고인을 기리는 자리에서도 극단 정치가 재현됐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왼쪽부터), 주호영 국회부의장,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강훈식 비서실장이 대독한 추모사를 통해 “대도무문(大道無門), 바른길에는 거칠 것이 없다던 대통령님의 말씀을 다시금 마음에 새긴다”며 “어떠한 시련과 난관이 있더라도 김 전 대통령께서 보여주신 신념과 결단처럼 성숙한 민주 국가,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김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하나회 해체를 단행하고, 광주 학살 책임자를 법정에 세우며 대한민국 역사와 민주공화국의 질서를 바로잡았다”며 “목숨을 건 결단이 있었기에 군이 정치에 개입해 국가와 국민 위에 군림하는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을 수 있었다”고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2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식'에서 행사 시작 전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민주당 인사들은 이날 추모식에 전원 불참했다. 김병기 원내대표가 전날까지 김영삼민주센터 측과 조율했지만 결국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지난해 9주기 추모식에는 박찬대 당시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관례에 따라 (정청래) 대표 조화를 조치했다”고 했다.


반면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메시지가 대부분이었다. 장 대표는 “대통령님께서 평생 목숨을 걸고 지켜내신 자유민주주의가 심각한 도전을 마주하고 있다”며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말씀처럼 어떠한 폭압과 역경에도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하나로 뭉쳐서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는 비바람과 폭풍을 이겨내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전직 대통령은 탄핵과 사법적 심판을 받고 있고 현직 대통령은 다수의 혐의에도 재판을 피하려는 행보를 보인다”며 “다수 의석을 앞세워 사법부 파괴를 일삼는 현 정권 행태를 보셨으면 대통령님께서 뭐라고 하셨을지 심히 자괴스럽다”고 했다.


정치 원로 여럿이 참석한 가운데 극단 정치를 질책하는 메시지도 나왔다.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인 김덕룡 추모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의 비상계엄 선포는 21세기 민주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역사의 퇴행이었고, 그런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절연하지 못하는 야당은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여당은 내란 청산을 명분으로 정치 보복에 몰두하고 사법부를 공격하며 법치주의를 허물고 있다. 이 역시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의 결핍”이라며 “상대편을 절대악으로 규정하는 순간 독재의 씨앗이 잉태된다”고 했다.


추모식에는 차남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등 유족을 비롯해 김덕룡·김무성·정병국 전 의원 등 상도동계와 정대철 헌정회장 등 동교동계 정치 원로들이 자리했다. 정부에서는 강 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왼쪽)과 강훈식 비서실장이 2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식'에서 헌화 후 묵념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뉴스1




김규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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