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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거품론 의식했나…샘 올트먼 "우리 회사에 역풍 올 수도"

중앙일보

2025.11.20 23:33 2025.11.20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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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토로하며 내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사내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무슨 일이야

오픈AI 샘 올트먼 대표가 지난달 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접견 중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에 따르면 샘 올트먼 CEO는 구글의 차세대 AI모델 제미나이3 개발 소식과 관련해 지난달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당분간은 분위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 회사에 일시적인 경제적 역풍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올트먼 CEO는 내부 분위기를 다잡으려는 듯 “우리 회사는 놀라울 정도로 잘 해내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잘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최고의 연구소, 최고의 AI 인프라 기업, 최고의 AI 플랫폼 및 제품 기업 등 여러 어려운 일을 동시에 해야 한다는 게 정말 짜증 나지만, 그게 우리 삶의 운명”이라고 덧붙였다.



이게 왜 중요해

구글이 지난 18일(현지시간) 공개한 제미나이3는 출시와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성능이 뛰어난 AI모델에 올랐다. 올트먼 CEO는 “모든 면에서 구글은 최근 훌륭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현재 체제에서는 일시적으로 뒤처질 수 있지만, 단기적인 경쟁 압박 속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대부분의 사람에게 ‘챗GPT는 곧 AI’이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으로 기대한다. 저는 다른 회사와 (1위) 포지션을 바꾸고 싶지 않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막대한 수익을 갖춘 구글에 비해 스타트업 수준의 오픈AI가 앞으로 AI 경쟁에서 더 큰 어려움에 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디 인포메이션은 이날 “구글은 향후 몇 년 동안 인간 수준의 AI를 개발하는 데 1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서버 임대료에도 수천억 달러를 지출할 방침이다. 따라서 (오픈AI가 경쟁을 지속하려면) 같은 규모의 추가 자본을 조달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들은 이 스타트업의 매출 성장이 미래 현금 소모에 대한 우려를 없애기에 충분할지 의문을 품게 됐다”고 보도했다.



확산하는 AI 거품론

미국 텍사스주 애이블린에 건설되고 있는 오픈AI 데이터 센터. 로이터=연합

하지만 오픈AI에 제기된 의문 부호는, 알파벳(구글 모회사)같은 빅테크에도 똑같이 붙는다. 최근 3주간 미국 나스닥 지수는 7.8% 떨어졌는데, 시장은 그 배경을 AI 거품론에서 찾고 있다. 빅테크들이 AI 및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에 몰입하면서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의 투자 지출을 감내해야 하지만, 장래에 그만큼의 이익을 거두기는 점차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 16일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과 아마존 등의 주가 하락 사실을 거론하며 “이미 투자자들은 AI 투자로 큰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찾지 못한 빅테크들에 대해 무한한 인내심을 갖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이기 시작했다. AI 투자가 빅테크 기업들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빅테크가 AI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스타트업은 다시 해당 기업의 인프라를 대량 구매하는 순환 거래(circular deals) 방식도 AI 거품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에 13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 뒤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컴퓨팅을 수십억 달러어치 구매하거나, 엔비디아가 오픈AI에 100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나서 오픈AI가 엔비디아 칩을 대량 구매하는 식의 거래가 순환 거래의 대표 사례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30일 보도에서 “기술 발전이 정체되면 오픈AI와 그 많은 파트너사는 막대한 손실을 볼 수 있다”며 “새로운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부채를 떠안고 있는 코어위브 등 소규모 기업들은 파산할 수 있고, 이는 경제에 더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용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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