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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점심은 빵" 이틀째 학교 비정규직 파업, 800여곳 급식 중단

중앙일보

2025.11.21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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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돌봄 업무 등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으로 급식이 중단된 21일 전북 전주시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 대체식으로 나온 빵과 음료, 과일이 놓여져 있다. 뉴스1
서울·인천 등에 이어 호남 지역에서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교육공무직 파업이 이틀째 이어졌다. 800곳 넘는 학교에서 급식이 중단되면서 학생과 학부모 불편도 계속됐다.

21일 교육부에 따르면 광주·전남·전북·제주 교육공무직 4487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이날 파업 4개 지역의 2050개 급식대상 학교 중 822곳(40.1%)에선 급식이 중단됐다. 이 중 749개 학교에선 학생들에게 빵·유유 등 대체식을 제공했다. 돌봄이 중단된 학교는 1092개 대상 학교 중 92곳(8.4%)으로 집계됐다.

광주 한 초등학교는 점심으로 대만식 햄치즈샌드위치와 사과 주스, 귤 등을 제공했다. 앞서 17일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으로 알린 대체식 메뉴다. 학부모 A씨는 "아이가 급식 먹고도 집에 오면 배고프다고 하는데, 대체식이 부실해 보여 아침을 든든히 먹여 학교에 보냈다"고 말했다. 학부모 B씨는 "힘드신 건 알겠지만, 아이들 먹는 거로 이러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는 기본급·명절 휴가비 등 임금 인상, 방학 중 무임금 해소를 비롯한 처우 개선을 내세워 20일부터 권역별 릴레이 파업에 들어갔다. 연대회의는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동조합,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20~21일 이틀 연속 집회도 열었다.

앞서 20일엔 서울·인천·강원·세종·충북 지역 교육공무직 6921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이들 지역 전체 급식 대상 학교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1089곳에서 급식을 운영하지 못했다. 돌봄 중단 학교는 1.6%(25곳)였다.

학교비정규직노조 강원지부 소속 교육공무직원 1200여명은 이러한 릴레이 파업과 별도로 이틀 연속 파업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21일 기준 강원 지역 660개 급식 운영 학교 중 406곳에서 대체식을 제공했다. 전날보다 5곳 늘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연대회의는 27일 오후 추가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대회의는 해당 교섭이 결렬되면 다음 달 4~5일 추가 파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전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대표 발의한 '학교파업피해방지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해당 법안은 교육공무직 파업 시 급식 등 정상 운영이 가능하도록 대체인력 투입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내 급식·보건 등 학생 안전과 건강 관련 업무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보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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