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올해 FA 시장에서 구경꾼이 됐다. 당초 FA 시장의 큰 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모두가 예상했지만 박찬호 강백호 등 FA 시장 최대어들에게 접근할 것이라고 했지만 이들이 새로운 팀을 찾는 것을 모두 지켜봤다.
대신 롯데는 내실을 다지면서 육성에 집중하려고 한다. 일본 미야자키 휴가시에서 마무리캠프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자매구단인 지바 롯데 마무리캠프에 내야수 전민재, 한태양을 파견했다. 또한 일본 내에서 스포츠과학, 바이오메카닉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츠쿠바 대학으로 고승민과 나승엽, 이병규 타격 코치가 2주 가량 연수를 떠났다.
이 자리에서 고승민과 나승엽은 향후 커리어 타격의 방향성을 다시 잡았다. 그에 걸맞는 타격 메커니즘 수정과 컨디셔닝 훈련 등을 새로 접했다. 이병규 코치는 츠쿠바 대학의 접근법을 다른 선수들에게 지도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다. 이 코치는 “모션 데이터나 동작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 선수들이 직접 수치를 확인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차이점이었다. 말로 받아들이는 것과 다르지 않나”라고 전했다.그러면서 “저도 몰랐던 부분들이 있었다. 저는 정말 많이 느겼다. (고)승민이와 (나)승엽이도 정말 많이 느꼈을 것이다”며 “이렇게 기술적인 부분을 잘 적용하면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츠쿠바 대학에서 접했던 훈련 방법들을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올해보다는 무조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승민과 나승엽 모두 롯데가 기대하는 타자들이다. 최소 15~20홈런은 칠 수 있는 중장거리 타자로 성장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올해 두 선수 모두 기대 이하였다. 고승민은 121경기 타율 2할7푼1리(469타수 127안타) 4홈런 45타점 71득점 OPS .700, 나승엽은 105경기 타율 2할2푼9리(328타수 75안타) 9홈런 44타점 40득점 OPS .707의 기록을 남기는데 그쳤다.
2024시즌 스텝업에 성공한 듯 했지만 다시 성적이 떨어졌다. 타석에서 방황하는 것이 느껴졌고 방향성이 잡히지 않았다. 츠쿠바 대학에서 2주 간의 연수를 하면서 다시금 방향성을 정했다.
이병규 코치는 “고승민과 나승엽 모두 우리 팀에서 중장거리 타자가 되어야 하는데, 츠쿠바 대학 쪽에서 어떤 유형의 선수인지 물어봤다. 둘 다 중장거리 타자라고 생각하고 있고 있다고 했고 팀도 그런 방향을 원한다”면서 “타율 2푼 정도가 깎이더라도 홈런을 더 치는 것을 원한다고 했다. 그런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짰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타구 발사각 평균을 25~30도는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선수들은 다 발사각이 낮다. 대신 배트 스피드, 타구 스피드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연습했고 타이밍을 잘 잡아서 스윙해야 한다. 그쪽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서 “어떤 트레이닝을 해야 하고 어떤 루틴을 정립해야 하는지, 어떤 트레이닝을 해서 어떤 신체적인 부분을 강화시킬 수 있는지를 알려주더라”고 설명했다.
고승민은 “비슷한 것도 많았지만 새로운 것도 되게 많았다. 한국에서 하체를 잘 써야 한다고 얘기를 들었는데, 쓰쿠바 대학에서는 하체를 어떻게 써야 하고 어떻게 힘을 모아서 전달을 해야 하는지를 데이터로 확인하고 연습했다”면서 “그런 방법을 섬세하게 하나씩 배워왔다. 처음 배운 것들인데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고승민은 이어 “단순히 티배팅을 하더라도 10대 넘는 카메라로 찍어서 헤드 스피드, 궤도, 방향 등이 나오게끔 하더라. 너무 잘 알려주셔서 어떻게 쳐야 높은 확률로 좋은 타구가 나오고, 어떻게 해야 잘 칠 수 있는지를 알려줬다. 이 방법을 시즌 때 잘 써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배팅 연습보다는 하체를 잘 쓰기 위한 트레이닝에 중점을 뒀다. 나승엽은 “데이터를 통해서 분석하고 발사각 타구 속도 등에 중점을 둔 운동을 많이 했다. 배팅 보다는 신체 트레이닝을 더 많이 했다. 고승민과 나승엽 모두 지적 받은 부분이 유연성이 부족하고 가동 범위가 좁다는 것. 두 선수 모두 츠쿠바 대학에서 측정한 데이터를 토대로, 중장거리 타자로 성장하기 위해 비시즌 유연성 강화 훈련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2026시즌 롯데 타선의 보강 포인트는 없다. 기존 선수들이 다시 반등해야 한다. 고승민과 나승엽은 반등해야 하는 포인트의 중심에 서 있는 선수들이다. 이병규 코치는 “모두 15~20개 이상 호럼을 쳐야 팀에도 시너지가 난다”고 강조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선수들도 그 책임감을 짊어지고 있다. 고승민은 “장타든 컨택이든 모든 부분에서 떨어졌다. 더 이상 떨어질 것도 없기 때문에 새로운 방법에 몸을 맡겼다”고 말했다.
나승엽도 “츠쿠바 대학에서는 부족했던 타격 부분에서 중, 장거리형 타자로 역할을 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배웠다.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 합류한 후로는 수비에 집중하며, 배웠던 타격 메커니즘을 제 것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내년 시즌 시작 전까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상당히 중요할 것 같다. 팀에서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그 시간을 쉬지 않고 충실히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롯데의 방향성을 증명해야 하는 고승민과 나승엽이다. 두 선수의 각오에 2026시즌이 달려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