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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선거 항상 생각" 사법 족쇄 푼 나경원, 오세훈과 2라운드?

중앙일보

2025.11.21 12:00 2025.11.2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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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나경원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시장과 회동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1심에서 벌금형 선고를 받고 의원직 상실을 피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정치 행보에 야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비록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양형으로 말미암아 내년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은 활짝 열렸기 때문이다. 21일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나 의원의 극적 회생으로 ‘오세훈 독주’ 였던 야권 서울시장 구도가 변화를 맞았다”며 “나 의원이 참전할 경우 야권 후보 간 경쟁이 불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6·3 지방선거를 반년 가량 남긴 시점에 국민의힘 여성 최다선(5선)인 나 의원의 사법 족쇄가 풀렸다는 데 주목한다. 당 관계자는 “검찰이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징역형을 구형했기 때문에 그간 나 의원은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는 입장이었다”라며 “이제 정치적 판단을 자유롭게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선 의원도 “나 의원이 5선 중진인데도 법사위 배정을 자처해 대여 투쟁의 선봉에 서지 않았나”라며 “여러 의원이 나 의원을 좋게 본다. 이전보다 당내 기반이 단단해졌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의원실에서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1심 선고 관련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장 출전 여부에 나 의원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21일 중앙일보 통화에서 “나는 서울시장 선거를 항상 생각해왔던 사람”이라면서도 “아직은 항소 포기 사태라든지 이슈가 많은 만큼 시간을 갖고 고민해볼 것”이라고 했다. 당내 해석은 “출마 가능성이 크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나 의원이 사석에서 경기지사나 충북지사 출마설엔 모두 ‘안 나간다’고 명확히 선을 긋고 있다”며 “서울시장에 대해서만 결말을 열어둔 건 출마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여권도 나 의원의 참전을 서울시장 선거 변수로 여기기 시작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나 의원의 경우에는 당원들 사이의 지지도가 굉장히 강한 것으로 여러 조사를 보면 나온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힘 후보가 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여권은 패스트트랙 논쟁 한가운데에 나 의원을 두고 공세하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전 비대위원장이 이날 페이스북에서 “법원은 앞으로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빠루를 들고 폭력을 행사해도 의원직은 유지된다고 은혜를 베풀었다”고 나 의원을 직격했다.

다만 야권 일각에서는 오 시장이 여론조사에서 ‘원톱’ 지위를 굳히는 상황인 만큼, 나 의원이 판세를 흔들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오 시장은 최근 ▶한강버스 운항 ▶종묘 앞 세운상가 재개발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조성 계획 등을 연달아 발표하며 이슈의 중심에 서 있다. 당내에서는 “오 시장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의 선거 연대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서울 지역 의원)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여론조사공정이 펜앤마이크 의뢰로 지난 10~11일 서울 거주 남녀 804명에게 조사한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오 시장은 24.3%로 다른 후보들을 더블 스코어 이상 앞질렀다. 나 의원 지지도는 11.6%로, 김민석 국무총리(11.8%), 정원오 성동구청장(11.2%) 등 여권 유력 후보들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재정비촉진지구 착공 현장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오 시장과 나 의원은 4년 전 서울시장 경선에서 한 차례 일합을 겨뤘다. 박원순 전 시장 궐위로 발생한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 경선에서 오 시장이 41.64%를 득표해 나 의원(36.31%)을 제치고 본선에 진출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에 두 사람이 또 맞붙으면 자연스레 여론의 관심이 야권에 몰리고 후보 경쟁력도 덩달아 상승할 것”이라며 “여권 후보들이 고만고만한 상황에서 본선 구도가 ‘오·나 투톱’으로 형성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기대했다.



김규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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