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는 디펜딩 챔프에서 2025시즌 8위에 떨어지는 수모를 당했다. 진흙속에서도 핀 꽃들이 있었다. 투수는 성영탁이었다면 타자는 김호령의 활약과 오선우의 새로운 발견이었다. 오선우는 팀이 오래오래 기다리던 좌타 거포의 숙원을 풀어주었다. 김석환에 기대를 걸었지만 오선우의 등장으로 해갈했다.
개막까지는 기대를 받지 못했다. 당연히 개막엔트리에 없었다. 1군 타선이 김도영의 부상 이탈과 함께 집단슬럼프에 빠져있자 새로운 불쏘시게가 필요했다. 때마침 2군에서 불같은 타격을 펼친다는 보고가 올라갔고 4월12일 콜업을 받았다. 예전에는 1군에 올라와 조금 뛰다 다시 2군으로 내려가곤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화끈한 타격을 펼치며 4월 3할타로 팀 타선에 큰 힘이 됐다. 5월에도 기세는 이어갔고 3할1푼 3홈런 8타점 16득점을 기록하며 주축타자가 됐다. 경기출전이 많아지면서 체력에 부담이 왔다. 상대의 볼배합도 달라졌고 삼진도 많아졌다. 그래도 18개의 홈런을 터트렸고 100안타를 넘겼다. 시즌 종료까지 1군에 머물렀다.
KIA 오선우. /KIA 타이거즈 제공
시즌 2할6푼5리 18홈런 56타점 58득점 OPS .755를 기록했다. 장타율 4할3푼2리에 비해 출루율이 3할2푼3리로 낮았다. 삼진도 158개를 당했다. 세 타석당 하나 꼴이었다. 득점권 타율도 2할3푼9리를 기록했다. 데뷔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소화했다. 입단 7년만에 최고의 시즌이었다.
휴식을 취하지 않고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 참가해 열정적인 훈련을 펼치고 있다. "야구하면서 처음으로 후회없는 시즌을 보냈다. 안타도 100개 넘었고 두 자릿 수 홈런도 쳤다. 실책도 삼진도 많았지만 경기도 많이 출전했다. 그래서 내년이 진짜 중요하다. 계속 잘해야 한다. 내 몫 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 실수하거나 팀에 도움을 주지 못하면 안된다"며 각오를 다졌다.
숙제도 분명히 느꼈다. 체력문제였다. 처음으로 많은 경기에 뛰다보니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숙제였다. "경기를 계속하다보니 집에 가면 힘이 없더라. 집중력이 풀어지고 체중도 14kg까지 빠졌다. 계속 나가면서 고통스럽웠다.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것을 부모님께도 말씀 못드렸다. 하루에 세 끼를 무조건 먹어야 하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꾸준히 하고 잠도 많이 자야 한다"며 웃었다.
KIA 오선우. /KIA 타이거즈 제공
내년 주전 1루수로 확정됐다. 마무리캠프에서 수비력을 키우기 위해 맹훈련을 하고 있다. 매일 몸을 던지며 강습타구 훈련을 하느라 유니폼이 새카맣다. 펑고만 400개 이상을 받고 있다. "1루 수비를 죽어라 하고 있다. 10개 가운데 9.5~9.9개는 해결해야 한다. 강습타구가 많이 오는데 민첩성이 좀 떨어진다. 그런 부분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 송구동작도 둔해 공을 미리 빼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격도 마찬가지이다. 삼진율을 낮추기 위한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타격도 폼을 더 간결하게 하고 있다. 폼도 두 개로 바꾸었다. 형우 선배처럼 레그킥도 하고 토탭 스윙도 하려고 한다. 투스트라이크 이후 대처하는 방법도 훈련하고 있다. 상대 배터리의 볼배합도 많이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 시즌의 목표는 타점이다. 팀의 중심타자가 되기 위해서는 해결사 능력이 필요하다. "안타도 많이 치고 타점도 많이 올리고 싶다. 80~90타점을 하고 싶다. 그러면 홈런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3년은 계속 잘해야 진짜 주전이다. 올해 만족하지 않겠다"는 각오도 보였다. 2년차 징크스는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