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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학파 출신 '냉혈한 야심가'…푸틴 종전협상 특사는 누구

연합뉴스

2025.11.22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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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측근 키릴 드미트리예프…스탠퍼드·하버드 유학 후 골드만삭스 등 근무 트럼프 1기 때부터 美정계 인맥 다져…구소련 우크라이나 출생, 키이우 영재학교 다녀
美 유학파 출신 '냉혈한 야심가'…푸틴 종전협상 특사는 누구
푸틴 측근 키릴 드미트리예프…스탠퍼드·하버드 유학 후 골드만삭스 등 근무
트럼프 1기 때부터 美정계 인맥 다져…구소련 우크라이나 출생, 키이우 영재학교 다녀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협상안을 밀어붙이는 가운데, 이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투 중단, 전후 재건을 위한 국제 자금 조달, 자신이 의장인 평화위원회 설치를 골자로 하는 '28개항 평화계획' 초안을 추진하면서 그 합의 시한을 오는 27일까지로 제시했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이 확보한 초안을 보면 크림반도 및 돈바스 지역의 러시아 병합 인정, 우크라이나군 60만명 규모로 제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와 이를 헌법에 명시할 것 등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내용들이 다수 담겼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21일(현지시간) 이 28개항 평화계획의 뒤에는 '무자비한 야심가'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해외투자·경제협력 특사가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부펀드 대표인 드미트리예프는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마찬가지로 외교 경험이 전혀 없는 인물이다.
드미트리예프는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 석유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가하는 등 트럼프와 푸틴의 관계가 소원해졌을 당시 미국 플로리다로 가 위트코프 특사와 회동했다. 이후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 평화계획의 초안을 작성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드미트리예프가 미국 대학 출신에, 미국 정계와 연결고리가 있다는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15세 때 학교의 방문 프로그램으로 미국으로 건너갔고 이후 명문 스탠퍼드대에 진학했다. 이후 하버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수료한 뒤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맥킨지와 미국의 대표 투자은행 중 하나인 골드만삭스에서도 일했다.

이후 사모펀드 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2011년 당시 신설된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의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이즈음 드미트리예프는 크렘린궁과도 가까워졌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러시아 매체 인사이더에 따르면 그는 러시아 보안 기관과도 긴밀한 관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드미트리예프의 아내 나탈리아 포포바 역시 푸틴 대통령의 딸인 예카테리나 푸티나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미트리예프는 미국 정계에도 손을 뻗었다.
2016년 미국 대선 때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공모 의혹을 조사한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 보고서에 따르면 특검은 드미트리예프가 자신의 아랍에미리트(UAE) 인맥을 활용해 트럼프 1기 행정부와의 비공식 루트를 구축한 것으로 파악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드미트리예프가 조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제재를 받으면서 그의 미국 내 영향력이 사라지는 듯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으로 기회는 다시 찾아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백악관에 신호를 보내 앞으로 체결될 평화 협정이 '돈이 된다'면서, 북극과 미·러 협력 분야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이 체결될 수 있음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그는 위트코프 특사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인사들과도 관계 구축에 나섰다.
드미트리예프를 아는 인물들에게 그는 엄청난 야심가로 통한다.
드미트리예프 특사를 잘 안다는 한 소식통은 가디언에 "그는 중요한 인물로 인식되는 데 집착한다. 실질적 내용은 빈약해도 자신을 홍보하는 것은 매우 잘한다. 무자비할 정도로 야망이 크다"고 평했다.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조건을 부과하는 평화계획 초안을 주도한 드미트리예프는 공교롭게도 구소련의 우크라이나 출생이다.
우크라이나의 저명한 과학자 부모를 둔 그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수학·물리 영재학교를 다녔다.
그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대표로 재직했던 '아이콘 프라비잇 에쿼티'는 우크라이나 펀드였으며, 그 자금은 대부분 레오니트 쿠치마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사위인 사업가 빅토르 핀추크의 소유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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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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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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