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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놀이, 빨간 속옷 아니면 밟았다"…7급 공무원 엽기 갑질

중앙일보

2025.11.22 02:10 2025.11.22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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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양군 7급 공무원이 환경미화원들을 일부러 청소차에 탑승시키지 않고 출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MBC 보도 캡처
강원도 양양군의 7급 공무원이 환경미화원들을 상대로 지속적인 괴롭힘을 행사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MBC 보도에 따르면 양양군청 소속 7급 공무원으로 운전직에 종사하는 A씨가 함께 일하는 환경미화원들을 지속해서 괴롭혀왔다는 제보가 나왔다.

A씨가 일부러 환경미화원들을 차에 태우지 않고 출발해 차를 뒤쫓아 달리게 했다는 게 주요 혐의다. 보도 영상을 보면 환경미화원들이 종량제 쓰레기를 청소 차량에 싣는 중에 청소차가 출발해버리는 모습이 확인된다. 다급한 환경미화원들이 청소차를 따라 뛰어가야 했다고 한다. 피해자인 환경미화원은 "(A씨가) 차를 안 태워주고 뛰게 하는 방법"이라며 "일을 XX같이 하나 계속 욕을 한다"고 말했다.

미화원 쉼터에서는 이른바 '계엄령 놀이'라며 환경미화원에게 폭력을 행사한 의혹도 나왔다. A씨가 주식으로 손해를 보면 미화원 중 한명을 골라 폭행을 했다고 한다. 환경미화원들은 "본인의 주식이 3%가 오르지 않으면 '제물을 받쳐야 한다'며 저희 3명을 가위바위보를 시켜서 진 사람을 밟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강요 때문에 A씨가 투자한 주식 수백만 원어치를 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빨간색 물건만 쓰게 하는 식으로 강요했는데, 심지어 속옷 검사까지 했다고 한다. 피해자는 "아침에 나가기 전에 속옷 검사도 했다. 빨간 색깔 속옷이 아니면 그 자리에서 밟혔다"고 했다.

A씨는 괴롭힌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미화원이 청소차에 타기 전 출발시킨 것에 대해 A씨는 "체력단련 차원에서 그렇게 했다"고 답했다. 빨간색 속옷을 강요한 것에 대해선 "우연히 이야기를 나누던 중 집에 빨간 속옷 있으면 같이 입고 출근할 수 있겠냐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계엄령 놀이도 장난이라고 강조했다. A씨는 "장난삼아 게임식으로 해서 지금부터 '계엄령 시작'하면 담배도 빨간색 피워야 하고…"라고 주장했다.

피해를 주장하는 환경미화원들은 A씨를 폭행, 강요, 협박 등의 혐의로 경찰과 고용노동부에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혜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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