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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츄도 아니고...심판협과 상벌위 콜라보에 전북 팬들이 뿔났다

OSEN

2025.11.2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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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전북 팬들의 불만이 플래 카드로 나왔다.

전북은 21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 1 2025 37라운드에서 포항과 원정경기에서 0-0 무승부에 그쳤다.

이미 우승을 확정한 전북은 코리아컵을 위해 다양한 선수들을 테스트 했다. 반면 포항은 앞서 서울과 김천의 경기에서 서울이 패한 직후 승점 1을 더하면서 최소 4위를 확보했다. 김천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나설 수 없기에 포항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양 팀 모두 전반부터 신중한 경기를 펼쳤다. 특히 골키퍼 송범근과 황인재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쉽사리 골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전반은 그대로 0-0으로 종료됐다.

전북은 후반 37분 이동준이 그대로 포항 골문을 가르면서 선제골을 터트리나 싶었다. 그러나 앞서 교체 투입된 박재용의 핸드볼 반칙으로 득점이 무산됐다. 경기는 그대로 0-0 무승부로 매조지어졌다.

이날 경기 이상으로 관심을 모은 장면이 있었다. 바로 전북 팬들의 항의 플래 카드.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는 지난 19일 타노스 코치에게 출장정지 5경기·제재금 2000만 원을 부과했다. 퇴장 후 두 눈가로 손가락을 당기는 동작이 '동양인 비하 제스처'에 해당한다는 판단이었다.

상벌위원회는 타노스 코치의 행위는 그 형태가 이른바 '슬랜트아이(slant-eye)'로 널리 알려진 동양인 비하 제스처와 동일하다고 봤다. 구단, 팬, 선수 등 현장 반응은 정반대다. 당시 상황을 가장 가까이서 본 전북 선수단과 스태프, 그리고 경기 관계자들까지 "그 동작은 눈을 찢는 게 아니라 판정을 제대로 보라는 일반적인 항의 제스처였다"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유럽 무대에서도 판정에 불만을 표할 때 흔히 사용되는 표현이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안토니오 콘테 등 스타급 인물들도 동일한 동작을 여러 차례 쓴 적이 있다.

심지어 논란을 키운 건 발언 해석이다. 상벌위는 타노스 코치가 제스처 전후로 외친 스페인어 "racista(라시스타)"를 문제 삼았다. 연맹은 이를 곧바로 '인종차별주의자'의 지칭으로 판단했지만, 전북 내부 설명은 다르다. "심판이 우리에게 일관되게 불리한 판정을 하고 있다"는 의미로 현장에서는 종종 사용되는 상황적 표현이라는 것이다.

이 어긋난 해석을 바로잡고 나선 인물은 전북 미드필더 이승우였다. 스페인 FC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의 그는 개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타노스 코치가 어떤 사람인지 1년 동안 지켜봤다. 한국 문화를 배우려 노력했고, 선수 누구도 차별한 적 없다"라며 "행동의 맥락과 의도는 빠진 채 단어 하나만 떼 '인종차별'로 규정하는 건 사실과 다르다"라고 날을 세웠다.

여기에 상벌위가 제시한 "의도보다 외부에 드러난 행위의 보편적 의미가 우선한다"는 주장까지 더해지면 라시스타라고 외친 것이 보편적인 인종 차별의 증거라는 것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지 알 수 있다. 그렇기에 라시스타를 외쳤다고 타노스 코치가 인종차별 의도를 가졌다고 말한 상벌위가 얼마나 편협한 조직인지 알 수 있는 것이다.

당연히 팬들의 반발도 거세졌다. 전북 서포터 연합 MGB는 성명을 통해 "정당한 항의를 인종차별로 몰아간 중징계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심판협의회가 사실 확인 전에 이미 '동양인 비하' 프레임을 씌웠다고 지적하며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이런 팬들의 분노가 이날 경기에도 반영된 것. 성난 전북 팬들은 이날 경기 중에 "심판 받아야할 놈은 심판"이라거나 "그들에게 휘슬은 벼슬"이라고 조롱했다. 그리고 전북이 최근 연이은 오심의 피해자가 된 것을 언급하면서 "오심 뒤에 숨은 흑심"이라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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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포항=이석우 기자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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