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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불참한 G20서 李대통령 “예측 가능한 무역 투자 환경을 조성해야"

중앙일보

2025.11.2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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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제1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트럼프 발(發)’ 다자주의 위기 속에 22일(현지시간)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1세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성장 잠재력 제고를 위해서 예측 가능한 무역 투자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세계무역기구(WTO)의 기능 회복은 우리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대한민국은 내년 아프리카에서 개최되는 WTO 각료회의의 성공을 위해서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선도해 온 ‘투자 원활화 협정’이 내년 WTO 각료회의에서 공식 협정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개막한 G20 정상회의는 글로벌 다자주의 협력의 위기 가운데서 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의제 등에 불만을 표출하며 G20 불참을 선언했다. 다른 미국 대표도 보내지 않았다. CNN은 “분열된 세계에서 G20과 같은 다자기구를 통한 합의 도출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참석하지 않았다. 미·중·러 정상이 모두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건 처음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모디 인도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그럼에도 이 대통령은 다자주의를 강조했고, 그 방식 중 하나로 자유무역주의를 언급했다. 특히 이 대통령의 “예측 가능한 무역 투자 환경” 거론이 한·미 관세협상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마무리(지난 14일)한 지일주일여 만에 나와 주목을 받았다. 한·미 관세협상은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25%로 올리며 ‘예측 불가능한 무역 투자 환경’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흐름 속에서 이 대통령은 “WTO의 기능 회복”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1세션 발언 기회에서 다자주의 협력을 줄곧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개발도상국 성장을 위해서 개발 협력의 효과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다자개발은행(MDB) 개혁 로드맵 평가·보고 체계 채택’도 주도했던 만큼 앞으로도 다자개발은행 개혁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MDB 개혁 로드맵은 MDB 투명성 증대, 금융 안전망 강화를 비롯해 개도국 개발 지원 효과를 극대화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MDB를 포함한 다자기구가 미국의 비용 부담보다 효율성이 떨어지고 미국 이익과 상충한다고 지적하며 기여금 축소를 추진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앞으로도 개도국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회원국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스렉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막심 오레쉬킨 러시아 대통령실 부비서실장과 인사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이 대통령은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에 자원을 집중적으로 배분해서 부를 창출하고, 부채 비율을 줄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개도국들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채의 지속가능성’ 강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이를 위해서 ‘아프리카 협력 프레임워크’ 이행 등 G20의 다양한 노력에 적극 동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는 앞으로도 국제 사회의 다자주의를 지지한다는 방침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0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한 브리핑에서 “(트럼프의 G20 불참이) 다자주의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건 아니겠으나 우리는 어떠한 여건하에서도 기존의 국제적인 다자 외교 무대에서 역할을 하고 기여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역 원활화, 무역 기회 창출에 참여하려고 하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윤성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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