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장수 시대, 어떤 건강기능식품을 택해야 더 팔팔하게 살 수 있을까. ‘저속 노화 전도사’로 알려진 정희원 서울시 건강총괄관(전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더니 “명승권 교수에게 물어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렇게 자타가 공인하는 영양제 회의론자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와 인터뷰를 했다. 명 교수는 2015년 출간한『비타민제 먼저 끊으셔야겠습니다 』에서 “사람들이 건기식을 먹으면 안 먹을 때보다 건강에 조금이라도 도움될 거라고 막연히 믿는 경향이 있다”며 사회적 통념을 꼬집었다.
10년이 지난 요즘, 10가구 중 8가구 이상이 건기식을 구매하는 시대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건기식 품목만 4만 개를 넘었다.
명 교수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영양제를 잘못 먹으면 오히려 사망률이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 먹고 있는 영양제는 건강을 위한 올바른 투자일까, 의미 없는 지출일까. 꼭 알아야 할 영양제의 오해와 진실, 선택 기준을 명 교수와 함께 짚어봤다.
영양제 효과 따져봤더니
Q : 방송이나 SNS를 보면 의·약사의 영양제 추천이 끊이지 않는다.
A :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발표된 연구를 종합하면 과일과 채소를 골고루 자주 먹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암이나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10~30% 낮고 평균수명도 더 길었다. 영양제는 이런 과일·채소의 영양 성분을 한 알로 간편하게 섭취하자는 발상에서 나왔다. 하지만 과일·채소로 섭취할 때와 영양제 형태로 먹을 때의 건강 효과는 같지 않다.
Q : 영양제의 효과가 없다는 말인가.
A :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여러 임상 결과를 종합한 ‘메타 분석’에 따르면 비타민C·비타민E·베타카로틴·셀레늄과 같은 항산화 보충제를 먹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률이 5% 높았다. 칼슘 보충제는 심혈관 질환 위험을 15% 높인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