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 중인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극본 장현, 연출 이나정 김동휘)에서 주인공 강태풍 역을 맡은 이준호의 활약이 남다르다. 타이틀 롤로서 존재감은 물론 열연으로 안방극장을 열광하게 만들고 있다.
'태풍상사'는 1997년 IMF. 직원도, 돈도, 팔 것도 없는 무역회사의 사장이 되어버린 초보 상사맨 강태풍(이준호 분)의 고군분투 성장기를 그린 드라마다. 1990년대 후반이라는 약 30여 년 전 시대적 배경에 IMF라는 한국 현대사를 가르는 분기점에 '오렌지족'에서 '상사맨'이 된 주인공을 중심으로 유쾌하면서도 극적인 주인공의 분투기를 보여주는 중이다.
[사진]OSEN DB.
그 중에서도 이준호는 타이틀 롤 강태풍을 맡아 극의 중심을 잡고 있다. 극 초반 과거 자료 화면을 연상케 하는 천연덕스러운 '90년대 말투', '서울 사투리'로 웃음을 선사하더니, 태풍상사를 도맡으며 초보 상사맨이 된 뒤로는 미생에서 완생으로 무역회사 경영인으로서 성장사를 보여주는 중이다.
앞서 '옷소매 붉은 끝동', '킹더랜드' 등 크게 사랑받은 두 드라마에서 이준호는 세자와 재벌 상속자 등 완성형 지위의 인물이 각 작품 속 여자 주인공과 만나 진일보하는 모습으로 매력을 보여줬다. 그와 달리 '태풍상사'에서는 풍족했던 집안의 '오렌지족' 아들에서 IMF라는 전국적 고난을 딛고 '초보 상사맨'으로 변모하는 '성장캐'의 면모를 강조한 것이다.
이 가운데 한층 더 이준호의 극 중 행보가 극적으로 고저를 오가고 있다. 이로 인해 급변하는 상황에서도 캐릭터의 일관성을 잃지 않는 모습이 '배우' 이준호로서의 캐릭터 해석과 열정에 감탄을 더한다. 작품 준비 단계에서 '태풍상사'를 위한 1990년대 의상을 직접 사비로 구매했다던 열정이 단순 보여주기식이 아니었던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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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이준호는 한국 미니시리즈의 덕목인 로맨스도 놓치지 않고 소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회차인 지난 22일 방송된 13회에서는 창고 화재 속 극적으로 살아난 오미선(김민하 분)과 강태풍의 로맨스가 더욱 극적으로 분출됐다. 오미선은 불길 속에서 가장 간절했던 기억으로 강태풍에게 전하지 못한 마음을 떠올린 바. 앞서 강태풍이 선을 긋는 오미선에게 오히려 더욱 직진하며 "사랑해요"라고 고백한 감정선과 이어졌다. 이에 이민호와 김민하의 로맨스가 보는 이들을 열광하게 만들며 후반부로 치닫는 '태풍상사'의 전개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동시에 그는 가장이자 회사 수장의 무게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회사 부도를 막기 위해 분투하던 강태풍이 허리까지 숙이며 간곡히 부탁을 하는가 하면, 혼자 술잔을 기울이며 과거 부친이 짊어졌던 무게감을 실감하는 상황. 이를 다시 논리적인 압박으로 풀어가며 회사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모습까지. 이준호의 기세를 따라 '태풍상사'의 운명도 넘나들고 있어 보는 재미를 높인다.
이에 힘입어 '태풍상사'는 지난 12회에서 9.9%(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중이다. 최근 방송가 대박의 기준이 시청률 두자릿수 10%대로 인식되는 상황. 이준호의 기세가 '태풍상사'를 대박상사로 거듭나게 만들까. 일단 연기는 차고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