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종합운동장이 ‘K팝 중심지’로 도약하고 있다. 세계적 아티스트들이 연이어 공연장으로 선택해온 고양종합운동장은 이제 K팝 스타들의 월드투어 시작점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한국 공연문화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 결과 고양시는 연중 이어진 음악 공연에 수십 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면서 막대한 공연수익을 올리고 지역상권 활성화 효과도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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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체육시설을 공연장으로 활용”…‘발상 전환’ 결과
경기 고양시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총 18회 열린 음악 공연에 약 70만명의 관람객이 찾았고, 109억원의 공연 수익(세외 수입)을 올렸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공연까지 포함하면 누적 관람객은 85만명, 누적 수익은 125억원에 달한다. 이 시장은 이런 결과 고양시는 ‘세계 공연 도시’로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고, 고양종합운동장의 공연은 ‘고양콘(고양콘서트)’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이자 신조어로 자리매김하면서 고양시를 글로벌 공연도시로 부상시키고 있다.
올해 고양에서 K-팝, 록,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이어졌다. 지난 3월 지드래곤 솔로 투어를 시작으로 4월에는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총 6회)에 32만명이 찾았다. 또 BTS 제이홉·진 공연, 블랙핑크, 데이식스 등 국내 대형 아티스트의 무대도 잇따랐다. 지난달에는 15년 만에 재결합한 영국 밴드 오아시스와 미국 래퍼 트래비스 스콧이 고양종합운동장을 공식 공연지로 선택했다. 앞서 지난해 8월 미국의 래퍼 카니예 웨스트가 14년 만에 내한 공연을 펼쳤고, 같은 해 10월에는 엔하이픈과 세븐틴이 월드투어를 시작했다.
4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고양종합운동장은 해외 아티스트와 관객 모두에게 접근성이 뛰어나다. 인천공항, 김포공항이 가깝고, 자유로, 제2자유로, 지하철 3호선과 최근 개통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등 교통 편의를 갖추고 있다.
이승재 고양시 교육문화국장은 “고양종합운동장은 이곳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스포츠 정규리그가 없어 다른 운동장보다 대관 일정을 미리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췄고, 무대 설치·철거 등 전환 작업 여건이 좋은 점도 공연기획사들이 선호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시가 긴밀한 행정지원 체계를 가동하고 있는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시는 사전에 안전 점검을 하고 경찰·소방·의료·교통·환경 등 관계기관과 협업해 공연 운영 시스템을 마련했다. 특히 콜드플레이 등의 대형 공연에서는 친환경 공연 운영을 위한 태양광 무대, 자전거 발전기, 일회용품 최소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GTX 킨텍스역과 공연장을 연결하는 순환 버스도 운영해 교통 혼잡을 최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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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상권 카드 매출액, 공연 기간 58.1% 증가
이런 결과 고양종합운동장 인근 대화역 주변 상권의 카드 매출액이 공연 기간에 58.1% 증가했고, 방문객도 15% 늘었다고 시는 분석했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올해 대형 공연이 고양시 경제 전반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며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며 “고양종합운동장은 이제 글로벌 공연사들이 세계공연을 설계할 때 주요 후보지로 검토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고 말했다.
고양종합운동장의 변신에는 발상의 전환이 한몫했다. 시는 공공체육시설을 공연장으로 활용하면서 새로운 도시 명물로 탈바꿈시킴과 동시에 지자체의 수익 모델로 활용하는 묘안을 찾아낸 것이다.
여기에 초대형 국제행사 유치의 핵심동력이 될 최근 착공한 ‘킨텍스 제3전시장’, 내년 5월 공사를 재개하는 ‘K-컬처밸리 아레나’, 체류형 관광을 도울 ‘노보텔 앰배서더 킨텍스’까지 연계되면, 고양은 ‘공연을 개최하는 도시’를 넘어 ‘세계가 찾는 대형 공연의 중심지’로 진화할 전망이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공연은 도시브랜드를 확대하고 체류와 소비를 늘리는 전략적 콘텐트”라며 “‘공연 중심 도시’로의 부상을 발판 삼아 장기적으로 앵커 호텔, 아레나 공연장, 방송영상밸리 등 인프라를 확충해 고양시를 글로벌 문화도시로 변화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