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李, 4개국 정상회동…'소년공' 브라질 룰라 20년 만에 韓 초청

중앙일보

2025.11.23 00:35 2025.11.23 01:49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이재명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프랑스·독일·인도·브라질 등 4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회동을 이어갔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한-독 정상회담에서 앞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전민규 기자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선 양국이 그간 한·독 양국이 구축해 온 강력한 파트너십을 에너지, 핵심 광물 협력 등 공통의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유럽이 방산 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움직임 속에서 방산 강국 독일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우리 방산 기업들도 독일과의 협력을 심화하는 데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변화하는 국제 정세에 대한 대화도 나눴다. 메르츠 총리가 먼저 “한반도와 주변 상황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웃인 북한에 대해서도 궁금한 것이 많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대한민국의 대(對) 중국 인식에 대해 궁금하다”며 “왜냐하면 저희는 대(對) 중국 전략을 현재 고심 중이기 때문”이라는 질문을 던졌다.

보수 성향인 기독민주당(CDU) 소속 메르츠 총리는 지난 5월 취임 이후 독일 기업이 과도하게 중국에 의존할 경우 공급망과 기술 보안 측면에서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르츠 총리는 또 국제질서가 자유민주주의 국가와 러시아·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독재의 축’의 갈등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해 왔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즉답하는 대신 ‘통일’로 화제를 돌렸다. 이 대통령은 “독일이 먼저 간 길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독일의 경험으로 배울 게 많이 있다”며 “어떻게 그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 독일을 이뤄냈는지, 숨겨 놓은 노하우가 있으면 꼭 알려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메르츠 총리는 웃으면서 “비밀 노하우는 없다”고 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한-프 정상회담에서 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앞서 열린 한·프랑스 정상회담에선 이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내년 한국으로 국빈 초청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은 한국과 프랑스 수교 140주년인 특별한 해인 만큼 꼭 방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계획해 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첨단산업과 신재생에너지, 방산 분야, AI·우주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 강화를 제안했고, 마크롱 대통령 역시 국방·우주·원전·핵심광물·AI·퀀텀(양자) 등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도 각각 별도로 회동했다. 모디 총리의 요청으로 이뤄진 회동에서 모디 총리는 이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요청하며, 조선 등 미래지향적 분야에서 한국·인도를 포함한 소(小)다자 협력을 추진해나가자고 밝혔다.

이어 진행된 룰라 브라질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의 방한을 기대한다”고 말했고, 룰라 대통령은 “한국을 꼭 방문하고 싶다”고 답했다. 룰라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5월 마지막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했다.

두 정상은 이어 양국의 소득분배와 경제발전 정책 등 사회경제적 주제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며, “양국이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의 성공담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얘기했다. 소년공 출신이란 공통점을 가진 두 정상은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처음 만났을 때도 어린 시절 공장에서 일하다 산업재해를 당한 일화를 주고받으며 깊은 공감대를 보였다.



오현석.윤성민([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