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검사복을 벗고 사직한 검사 수가 160명을 넘어 최근 10년 새 최고치로 나타났다. 한해가 지나지 않았지만 지난해(132명)를 훌쩍 넘어섰다. 4년 전(79명)보다는 2배가 넘었다. 내년 10월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통과,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반발 등으로 검사 줄사표가 계속된 여파다.
23일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0일까지 퇴직한 검사 수는 161명으로 집계됐다. 집계 이후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로 노만석 전 검찰총장 대행, 정진우 전 서울중앙지검장, 송강 전 광주고검장, 박재억 전 수원지검장 등의 사표가 수리됐던 점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퇴직 검사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10년간 사직 검사 숫자가 정권 교체기로 가장 많았던 2022년(146명)보다 15명 많다. 2016년 70명, 2017년 80명, 2018년 75명, 2019년 111명, 2020년 94명, 2021년 79명 등이었다.
특히 올해는 내년 10월 검찰청 폐지를 못 박은 정부조직법이 통과되면서 저연차 검사가 대거 떠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부분의 검사가 일반 형사사건 처리로 격무에 놓인 상황에서 개혁 대상으로 몰아가는 정치권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10년 미만 저연차 검사 퇴직자는 52명에 달했다. 2023년(39명), 2024년(38명)을 크게 상회했다. 반면에 지난 9월 올해 신규 임명 법관 중 검사 출신은 32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퇴직한 저연차 검사 상당수는 판사 전직을 선택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100명이 넘는 인원이 3대 특검(김건희·내란·순직해병)에 파견된 데다 퇴직자까지 늘면서 사건 처리는 지연되고 있다. 지난 6월(7만3395건) 이후 폭증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전국 검찰청 미제사건은 10만 건을 넘겼다.
일선 검사들 사이에선 “인력난과 이에 따라 폭증하는 업무로 인해 내년 검찰청이 없어지기 전에 사람이 없어 먼저 문을 닫을 지경”이라는 토로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