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수형 기자]사생활 루머에 휩싸이며 방송에서 연이어 하차한 배우 이이경이 MBC ‘놀면 뭐하니?’ 제작진과의 갈등을 공개적으로 폭로했다. 이에 제작진이 뒤늦게 잘못을 인정하며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온라인 여론은 여전히 싸늘한 분위기다.
지난 21일, 이이경은 SNS를 통해 최근 불거진 루머와 프로그램 하차 배경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앞서 SNS에는 독일인 여성이라 주장하는 A씨가 등장해 이이경과 나눈 듯한 사적·성적 대화와 사진을 폭로해 파장이 커졌으나, 소속사가 “허위사실”이라며 즉각 법적 대응에 나섰다. A씨는 “AI 사진”이라고 말을 바꾸는가 하면, 계속해서 입장을 번복해 혼란을 더했다. 소속사 상영이엔티는 이미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협박 및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법적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이이경은 ‘놀면 뭐하니?’에서 하차했고, 합류 예정이던 ‘슈퍼맨이 돌아왔다’ 역시 불참하게 됐다. 그는 SNS를 통해 “서울강남경찰서에서 고소인 진술을 마쳤다”며 “근거 없는 루머로 큰 울분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어 “독일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수개월 전부터 협박 메일을 보내왔다. 하루 만에 조작이라고 뒤집었지만, 그 여파로 예능에서 하차 권유를 받았다”며 ‘자진 하차’가 아닌 제작진의 권유로 이루어진 하차였음을 명확히 밝혔다.
또한 그는 과거 ‘면치기 논란’도 언급했다. “하기 싫다고 했지만 국수집을 빌렸다며 부탁을 받았고, 내가 ‘예능으로 하는 겁니다’라고 말했던 멘트는 편집됐다”며 “논란이 발생한 뒤 제작진은 ‘마음이 급했다’는 말만 남겼고 모든 비난을 나 혼자 감당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역시 VCR 촬영만 진행한다고 들었으나 실제로는 기사로 교체 사실을 접했다고 밝혔다.
이이경의 폭로가 이어지자 ‘놀면 뭐하니?’ 제작진은 방송 당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책임을 인정했다. 제작진은 면치기 논란과 관련해 “출연자를 보호하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이라며 “재미를 욕심내다 편집 과정에서도 적절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시인했다. 하차 과정에 대해서도 “소속사에 하차를 먼저 권유했다”며 이이경의 주장과 동일한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제작진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반응은 차갑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이이경 말이 사실이라면 제작진이 너무 무책임했다”, “논란 생기면 출연자에게 책임 떠넘기는 구조부터 바뀌어야 한다”,“사과가 늦었다”,“편집으로 출연자 이미지가 망가졌는데 단순 실수라고 넘길 일인가”등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이경은 루머를 퍼뜨린 A씨에 대해 고소장을 직접 공개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그는 “영장이 발부되면 곧 용의자가 특정될 것이다. 독일에 있다 해도 직접 가서 고소 절차를 진행하겠다. 악플러도 절대 선처 없다”고 밝혔다.
제작진의 사과와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가 단순한 ‘출연자-제작진 갈등’을 넘어 예능 제작 방식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로 확산되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