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벤치 멤버? 이제는 PSG의 ‘확실한 옵션’이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출전 시간이 제한됐던 이강인(24·PSG)이 드디어 폭발했다. A매치→리그→유럽대항전을 잇는 ‘3단 상승세’가 제대로 점화됐다. 파리 현지에서도 “기회를 주면 반드시 해낸다”는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르 파리지앵’은 23일(한국시간) “이강인은 주어진 찬스를 또 한 번 완벽히 살렸다. 엔리케 감독의 신뢰를 확고히 쌓아가고 있다”고 극찬했다. 말뿐이 아니다. A매치 2경기 연속 선발(볼리비아·가나전), 가나전 결승골 도움, 리옹전 도움, 그리고 이번 리그 1호골까지—문자 그대로 ‘연쇄 기여’다.
이강인은 이날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리그1 13라운드 르아브르전에서 선발 출전해 전반 29분 선제골을 꽂았다. PSG는 3-0 완승을 거두며 승점 30으로 단숨에 선두로 올라섰다. 최근 리그 3연승 포함 7경기 무패(4승 3무). 엔리케의 PSG가 완전히 궤도에 오른 흐름이다.
초반부터 PSG가 몰아붙였다. 하무스·멘데스·이강인이 연달아 슈팅을 시도했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르아브르 역시 케츠타의 결정적 찬스로 응수했으나 슈발리에의 손끝에 걸렸다. 팽팽하던 흐름은 결국 ‘왼발의 마술사’가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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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29분, 멘데스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문전에서 굴절돼 오른쪽으로 흘렀다. 이강인은 박스 오른쪽에서 자세를 정확히 잡은 뒤 낮고 빠른 왼발 슈팅을 날렸다. 상대 골키퍼가 손끝으로 건드렸지만,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침착·정교·결정력’ 3박자가 그대로 담긴 득점이었다.
후반 들어서도 흐름은 PSG가 가져갔다. 마율루와 음바예가 연달아 슈팅을 날렸고, 엔리케 감독은 후반 10분 이강인을 빼고 바르콜라를 투입하며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PSG의 추가골은 후반 20분에 나왔다. 바르콜라의 연속 슈팅이 수비와 골키퍼에 막힌 뒤 흘러나온 공을 네베스가 정확히 마무리했다. 이어 후반 42분 바르콜라가 크바라츠헬리아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쐐기포까지 터뜨렸다. 3-0, 완승이었다.
경기 후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이강인에게 팀 내 4번째로 높은 8.2점을 부여했다. 55분만 뛰고도 1골, 슈팅 2회, 패스 성공률 86%(31/36), 기회 창출 2회, 박스 안 터치 2회, 공격 지역 패스 9회, 공중 패스 100%(4/4) 등 ‘짧고 굵은’ 존재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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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파리지앵 역시 “PSG가 얼어붙은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차분하게 르아브르를 제압했다. 이번 승리로 마르세유를 다시 승점 2점 차로 따돌렸다. 이제 토트넘과의 챔피언스리그 리그페이즈 홈 경기를 자신 있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벤치 멤버에서 ‘확실한 옵션’으로. PSG에서의 경쟁은 냉정하다. 하지만 이강인은 숫자로, 내용으로, 존재감으로 자신의 자리를 스스로 넓혀가고 있다. 파리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이제는 PSG가 아니라, 리그1 전체가 이강인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