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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감축’ 합의 못한 채 유엔기후총회 종료

중앙일보

2025.11.23 08:24 2025.11.23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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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화석연료 감축에 합의하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한국이 ‘탈석탄’을 공식 선언한 것과 달리, 국제사회의 화석연료 퇴출 움직임은 후퇴했다는 평가다.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COP30은 당초 예정된 일정보다 하루 늦어진 23일 폐막했다. 총회에 참석한 194개국은 앞으로 10년간의 기후 대응 방향을 담은 ‘무치랑(Mutirao) 결정문’을 포함한 ‘벨렝 정치 패키지’를 채택했다. 과학·형평성·다자협력에 기반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2035년까지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재원을 현재의 3배 수준(1200억 달러·176조원)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기 방안은 폐막을 하루 연기하는 등 막판까지 진통을 겪다 끝내 합의하지 못했다. 개최국 브라질 등 80여 개국은 화석연료 중단 로드맵을 추진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등 산유국, 개발도상국의 반발이 컸다. 워싱턴포스트는 “석유·가스·석탄 산업계의 승리”로 평가하면서 “10년 전 파리협정 체결 당시에 비해 국제정치 환경이 얼마나 변화했는지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대표단은 온실가스 감축, 탈탄소 에너지 전환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다.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53~61% 줄이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발표했고,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탈석탄동맹(PPCA)’에 가입했다.

하지만 COP30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기후 리더십 부재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이다. 파리협정 탈퇴를 앞둔 미국은 처음으로 정부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중국도 화석연료 감축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마누엘 풀가르-비달 WWF(세계자연기금) 글로벌 기후·에너지 프로그램 총괄은 “장밋빛 약속은 넘쳤지만 정작 구체적 로드맵도, 해결책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했다.






천권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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