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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왕이 "日총리, 건드려선 안 될 레드라인 넘었다…반성 촉구"

중앙일보

2025.11.23 08:57 2025.11.23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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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AP=연합뉴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23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두고 "건드려선 안 될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반성을 촉구했다.

이날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주임은 19∼22일 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을 방문해 외교장관 전략대화를 마친 뒤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왕 주임은 올해가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 패전 80주년임을 상기시키면서 "올해처럼 이렇게 중요한 해에 일본이 해야 할 것은 대만을 침략해 식민지로 만든 역사와 군국주의가 벌인 전쟁 범죄를 심각하게 반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만과 역사 문제에서 규칙을 지키고 언행에 신중해야 하는데, 놀라운 것은 일본의 현직 지도자가 뜻밖에 공개적으로 대만 문제 무력 개입을 시도하는 잘못된 신호를 발신했다는 점"이라며 "(다카이치 총리가) 해서는 안 될 말을 한 것이고, 건드려선 안 될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은 단호한 반격을 해야 한다"며 "이는 중국의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수호하는 것이자 피와 생명으로 바꾼 전후 성과와 국제적 정의, 인류의 양심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왕 주임은 일본이 '하나의 중국' 등 내용이 명시된 중일 4대 정치문건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일본의 어느 당파든, 누가 집권하든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사람이 신의가 없으면 몸을 세울 수 없고, 국가가 신의가 없으면 존립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일본이 조기에 잘못을 반성하기를 촉구한다"면서 "만약 일본이 고집을 꺾지 않고 잘못을 계속한다면, 정의를 주장하는 모든 국가와 인민은 일본의 역사적 죄악을 다시 청산할 권리가 있고 일본 군국주의의 재기를 단호히 막을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하원)에서 일본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대만이 중국의 공격을 받으면 일본이 자위권 차원에서 무력 개입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후 중국은 외교부·국방부 등 정부 부처와 관영 매체들을 동원해 연일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또한 자국민에 일본 여행·유학 자제령을 내리고 일본 영화 상영 중단 같은 사실상의 제재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2년여 만에 이달 들어 겨우 재개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다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현예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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