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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포기 때리던 검사들, '항소포기 관여' 박철우 취임엔 조용…왜

중앙일보

2025.11.23 12:00 2025.11.23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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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열린 제66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자현 검찰총장 권한대행(대검찰청 차장)에 이어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이 공식 취임하면서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로 인한 후속 인사가 마무리됐다. 항소 포기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한 송강 전 광주고검장과 박재억 전 수원지검장의 사표도 최종 수리되면서 법무부 인사를 통해 수습 국면을 맞는 분위기다.


구 대행과 박 지검장은 취임 일성으로 ‘조직 안정’을 강조했다. 구 대행은 지난 17일 첫 출근길에 “(검찰이) 안정화되고 자기 일을 성실히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고, 박 지검장도 지난 21일 “중앙지검 구성원 모두가 검찰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직 안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내 공개 반발은 없어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내에선 이번 인사에 비판적인 의견이 나오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반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7일 항소 포기 사태 직후 검사장·지청장뿐 아니라 평검사까지 공개적으로 반발 의견을 표출하던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의견을 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무력감이 커졌다”며 “이번 중앙지검장 인사가 검사들 목소리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법무부의 명확한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앞서 항소 포기 이후 정진우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노만석 전 대검 차장은 차례로 사퇴했다. 이후 법무부는 항소 포기 결정 라인에 있던 박 지검장을 중앙지검장에 임명했다. 법무부의 인사권을 통한 강행 돌파로 검찰 내 파장이 일단 수그러들었다는 풀이가 나온다.

익명을 원한 한 검사장은 “항소 포기 관여자에 대한 중앙지검장 임명에 대한 반발은 인사권에 대한 도전으로 비칠 수 있어 공개 행동에 나서기는 조심스럽다”며 “검사장의 평검사 강등 조치 등은 갈등만 더 부각할 수 있어 이번 (송강·박재억) 사표 수리로 봉합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도 “검사장 중 추가 사의 표명을 할 사람이 있었다면 송 전 고검장, 박 검사장이 냈을 때 같이 내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주요 선고 때마다 논란 반복될 듯

당분간 항소 포기와 관련해 검찰 내 직접적 반발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지만 언제든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 1심에서 일부 무죄가 선고됐는데도 검찰 스스로 항소를 포기하는 전례가 만들어지면서 주요 사건마다 동일한 문제 제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서울남부지법이 국민의힘 패스트트랙 충돌 의원 및 단체장들에 대해 당선 유지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하자 야당에선 “검찰이 항소 포기하는지 지켜보겠다”는 말이 나왔다. 절차에 따른 항소가 자칫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생긴 것이다.

항소 포기를 놓고 정치권에선 장외 여론전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국을 돌며 대장동 항소 포기 외압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과 항소 포기 사태 관련 토론회를 여는 데 합의했다. 이날 장 대표는 “(토론을) 최대한 빨리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참여 의사를 밝힌다면 언제든 환영”이라고 말했다.



정진호.김보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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