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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장벽' 처럼 빽빽…높이 90m 규제가 만든 세운3구역 풍경 [종묘 앞 개발 갈림길]

중앙일보

2025.11.23 12:00 2025.11.23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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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지구에서 2023년 완공된 ‘힐스테이트 세운센트럴’ 1ㆍ2단지의 모습. 한은화 기자
39개 구역으로 구성된 세운재정비촉진구역 중에서 10개 구역은 이미 완공됐다. 이 중에서 2023년 2월 완공된 3-1, 3-4ㆍ5구역이 세운4구역 고층개발과 맞물려 최근 화제다. ‘힐스테이트 세운센트럴’ 1ㆍ2단지로, 90m(27층) 높이의 건물 두 동으로 1022가구가 있다. 청계천변에 바로 붙어 있다.

김경민 서울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지난 13일 SNS에 “힐스테이트세운 바라보기 운동 본부를 설립한다”며 “힐스테이트세운 가서 건물 높이 보고 ‘와’하고 놀라면 된다. (세운4구역은)그보다 정확히 60% 더 올라간다”고 했다.

힐스테이트 세운센트럴이 ‘청계장벽’처럼 빽빽하게 지어진 탓에 세운4구역은 이보다 더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힐스테이트 세운센트럴의 높이는 박원순 전 시장 때 정해졌다. 당시 사대문 안 건물 높이는 90m로 제한됐다. 서울 내사산(內四山) 중에서 가장 낮은 낙산(125m)을 기준으로, 사대문 안 건물이 낙산보다 낮아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높이 기준 탓에 쉴 공간 없이 도심 건물의 밀도가 너무 높아졌다는 지적도 있다. 힐스테이트 세운센트럴의 건폐율(대지 면적 대비 건물 바닥 면적 비율)은 70%에 달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업지역에서 높이를 규제하다 보니 용적률을 찾기 위해 빽빽하게 지은 것”이라며 “통상 주상복합이나 상업용 건물의 건폐율은 50% 미만으로 지어지는 것과 비교하면 밀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종묘 앞 세운4구역 현재 조감도. 종로변은 종로변 98.7m, 청계천변 141.9m로 개발된다. 사진 서울시
박원순 전 시장 때 인허가 난 세운4구역의 조감도. 종로변 55m, 청계천변 71.9m로 계획했다. 사진 서울시
최고높이 142m로 계획된 세운4구역의 경우 건폐율이 약 46%다. 서울시에 따르면 세운상가군을 공원화(5만㎡)하고, 각 구역의 고층화로 얻는 개방형 녹지(8.6만㎡)를 포함하면 세운지구에는 13.6만㎡에 달하는 녹지가 생긴다. 시청광장(1만3205㎡)의 약 10배에 달한다.

세운지구에 높이와 용적률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만큼 ‘제2의 청계장벽’이 나오지 않도록 잘 지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비교했을 때 한국에 좋은 건축이 없는 것은 디벨로퍼의 역량 문제도 크다”며 “경미한 변경 몇 차례면 조감도와 실제 준공한 건물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지엽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종묘에서 바라봤을 때 올라가는 건물의 스카이라인을 잘 만들고, 종묘와 어울리는 도시 경관을 어떻게 만들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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