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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국수집 한글 안내문 "관광객 점심시간 방문 자제해달라"

중앙일보

2025.11.23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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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수집 앞에 붙었던 안내문. X 캡처
일본의 한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관광객은 점심시간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안내문을 내걸어 논란이 일었다. 해당 프랜차이즈 식당의 본사 측 지시로 안내문은 철회됐지만, 현지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 불편했다"며 동조하는 의견도 나왔다.

실제로 해당 지점에는 "외국인들이 많이 와서 이용하기 어렵다"는 고객 민원이 꾸준히 제기됐다고 한다.

최근 소셜미디어에는 일본 도쿄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소바 전문점 '나다이후지소바'의 한 지점에 "여행자는 점심시간을 피해달라. 저희 가게는 이 근처의 직장인과 학생들을 우선한다"는 안내문이 부착된 장면을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안내문은 일본어와 영어, 중국어 정체 및 간체, 광동어, 한국어로 적혀 있다.

이에 일본 네티즌 일부는 "관광객들 때문에 소란스럽고 힘들었는데 잘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도쿄에 거주 중인 한 네티즌은 "관광객들이 큰 캐리어 가방을 들고 식당 입구에 서서 통로를 막아 불편하다"고 했고, 또 다른 네티즌도 "빨리 점심을 해결하고 회사로 돌아가야 하는데 관광객들은 자리를 계속 차지하고 있다 보니 자리가 나지 않아 식사가 힘들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래도 일본을 찾아온 방문객인데 너무 야박하다", "그냥 '점심시간 이외 시간에 오면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다'고 안내하면 되지, 오지 말라고 하는 건 기분 나쁘다. 예의가 아니다"라며 식당 측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해당 식당 본사는 "현지 고객들로부터 '외국인 관광객들로 인해 이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와 게시한 것으로, 본사와 무관하게 지점 측이 독자적으로 한 것"이라며 "고객들에게 실례가 될 것 같아 내리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점심시간에 직장인 등이 몰리는 지점이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캐리어를 끌고 오는 것은 문제가 아니며 본사의 관리 부족 문제도 있다"라고 사과했다.

나다이후지소바는 연중무휴 24시간 운영하는 소바(국수) 전문점으로 서서 먹는 식당이다. 가장 비싼 메뉴가 930엔(8748원)에 불과한 저렴한 식당이라 빠르게 점심을 해결하려는 학생이나 직장인들이 주로 찾는다.

최근 일본은 수년간 '엔저' 현상이 이어지며 외국인 관광객들이 도심 곳곳에 물밀 듯이 밀려와 '오버투어리즘'의 폐해를 겪고 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3165만 500명으로 역대 최단 기간 연간 3000만명을 돌파한 상황이다.



신혜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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