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실수 하나가 깊은 슬픔을 더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최근 디오구 조타, 그리고 그의 형제 안드레 실바를 추모하는 영상에서 엘체 소속의 안드레 다 실바 사진을 잘못 사용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를 전했다.
BBC와 다수 외신은 24일(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의 대형 실수와 그 여파, 그리고 조타 형제의 비극적 사망을 심층 보도했다.
디오구 조타와 안드레 실바 형제는 지난 7월, 불의의 자동차 사고로 28세라는 젊은 나이에 나란히 세상을 떠났다. 리버풀과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을 상징하던 두 형제의 갑작스런 타계는 클럽과 축구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가족, 동료들은 물론 전 세계 팬들도 온라인 헌화와 추모 메시지를 보내며 애도를 표했다. 조타 동생 안드레 역시 포르투갈 2부리그 페나피엘에서 활약한 프로 선수로, 형과 함께 축구 인생을 걸어온 인물이었다.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엘체 소속 공격수 안드레 다 실바의 사진을 조타의 동생 안드레 실바로 착각해 추모 영상에 삽입했다.
다 실바는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53경기, 포르투, 밀란, 프랑크푸르트, 라이프치히 등 유럽 빅리그를 두루 거친 주전 공격수로, 조타와는 오랜 대표팀 동료였다.
하지만 추모의 현장에 엉뚱한 선수의 사진이 등장하자 현지 팬들과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즉각 공식 성명을 내었다. “엘체 소속 안드레 다 실바 이미지를 디오구 조타의 동생 안드레 실바 대신 부고 영상에 잘못 포함했다. 엘체 구단과 해당 선수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 이번 일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의 대형 스크린 사과와 더불어 구단은 엘체와 안드레 다 실바 측에 직접 사죄를 전했다. 이 실수는 11월 24일 새벽, 마드리드가 엘체와 라리가 경기를 앞둔 민감한 타이밍에 벌어져 여론의 파장은 더욱 커졌다.
이달 초, 레알 마드리드 선수단은 안필드를 방문해 리버풀전 헌화식에 참석했다.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딘 후이센, 사비 알론소 감독 등 레알의 핵심 인물들이 조타를 기리는 헌정 이벤트에 함께했고, “내 친구 디오고. 네가 너무 그립다.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다. 네 기억은 모두에게 남을 것”이라는 메시지가 직접 남겨졌다.
정작 헌신과 우애의 상징이던 형제의 추모 행위가 단순 실수 하나로 오점을 남긴 상황, 레알 마드리드의 프로토콜과 추모 절차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사건은 축구계에 남다른 경각심을 던졌다. 고인을 추모하는 자리에서 정보 확인의 중요성과 단 한 번의 실수가 어떤 감정적 파급을 부를 수 있는지 보여준 케이스다.
동료와 팬, 구단이 함께하는 슬픔 앞에, 그만큼 세심한 책임과 배려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