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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 끝난건가요? ‘신차 30종’ 전기차 큰 장

중앙일보

2025.11.2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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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치열한 경쟁 예고

내년 국내 전기차 시장에 큰 장이 열린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가 최대 30종에 달하는 신형 전기차를 출시하기로 하면서다. 소비자 선택을 받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출시가 확정된 신형 전기차는 총 15종이다. 기아 EV3·4·5 GT, 제네시스 GV90, BMW 뉴iX3, 폴스타5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인증을 예고했거나, 출시를 저울질하는 신형 전기차를 포함하면 최대 30종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올해 국내 출시된 신형 전기차가 16종인 것을 감안하면 두 배가량으로 증가하는 것이다.

이같은 흐름은 올해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한 것과 관련이 있다. 기후환경에너지부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11월 13일까지 전기차 신규 보급대수는 20만650대로 지난해 14만6902대보다 36.6% 증가했다. 2022년 16만4486대, 2023년 16만2606대였던 보급대수는 지난해 한풀 꺾이며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이라는 분석이 있었는데 올해는 반등한 것이다. 전기차 보급대수가 20만대를 넘은 건 전기차 판매가 본격화된 2016년 이후 처음이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연초 보조금 책정이 예년보다 한달가량 일찍 시작돼 보급사업이 조기 개시됐고, 다양한 신차가 출시된 것이 주요 요인”이라며 “전기차 성능 개선으로 소비자의 주행거리 불안이 사라지면서 내년에도 전기차 판매량이 꾸준할 가능성이 적잖다”라고 분석했다.

내년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는 부문은 가성비 전기차 시장이다. 3000만~4000만원대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을 받으면 동급 내연기관차와 가격 차가 수백만원 내외에 불과하다.

최근 가장 공격적인 마케팅을 펴는 건 중국 비야디(BYD)다. 2000만원 초반대인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을 내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동급이자 2000만원 중반대인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급 전기차도 대거 출사표를 던진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인공지능(AI) 기반 운영체제 ‘MB.OS 슈퍼브레인’을 탑재한 GLC, CLA의 전기차 모델을, BMW는 차세대 전동화 플랫폼 ‘노이어 클라쎄’를 적용한 첫 양산형 모델 뉴 iX3를 출시한다. 포르쉐는 카이엔 일렉트릭을, 폴스타는 폴스타5를 내놓는 등 플래그십 모델도 쏟아진다.

현대차도 제네시스 GV90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면서 경쟁에 뛰어든다. 롤스로이스 팬텀처럼 뒷좌석 문짝 경첩이 뒤쪽에 달려 문이 앞쪽에서 열리는 코치도어가 옵션으로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완성차 업계가 내년 전기차 시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건 정부가 최근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확정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NDC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는 내용이다. 신차 중 무공해차(전기·수소차) 판매 비중은 2030년 40%, 2035년 70%로 설정됐다. 지난해 내수 판매량(164만대)을 기준으로 볼 때 2030년에는 66만대를, 2035년에는 115만대를 무공해차로 팔아야 한다.

정부는 전기 승용차 보조금 예산을 올해 7800억원에서 내년 9360억원으로 20%로 확대하기로 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증액된 금액은 노후 내연차 폐차 시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구매 보조금은 그대로”라며 “캐즘 현상이 일단락된 만큼 보조금과 충전 인프라를 늘려야 보급대수 목표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효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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