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여인형 “윤에게 계엄 불가능하다고 작년 5월 설명”

중앙일보

2025.11.24 08:27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여인형(사진)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말~6월 초 삼청동 안가에서 비상대권을 언급했다”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 무릎을 꿇었다고 증언했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지귀연)가 진행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서다.

여 전 사령관은 당시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장관과 3명이서 가진 저녁식사 자리에서 “대공수사나 간첩수사 관련 이야기를 했고, 대통령은 나라·시국 걱정을 하며 공감했다”며 “대통령이 감정이 격해졌는데, 헌법이 대통령에게 보장한 ‘대권 조치’ 그런 말도 했다. 그 와중에 계엄도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검찰 특별수사본부 조사에서도 “시국을 걱정하는 이야기를 하면서 격해지다가 (대통령이) 계엄 이야기를 꺼내셨다. 한번은 무릎을 꿇고 ‘그러시면 안 된다’고 만류까지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재판에서 여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언급한 데 대해 “속으로 ‘통수권자이신데 계엄이 어떤 상황이고 어떤 훈련이 준비돼 있는지를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계엄은 개전 초기에 발령되는데, 육군 30만명 중에 계엄에 동원될 사람은 없다”며 “훈련해본 적도 없고 한 번도 준비한 적이 없다. 아무리 헌법이 보장한 계엄이라고 해도 군은 불가능하다는 실태를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언급했을 뿐 ‘선포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힌 건 아니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계엄을 한다, 안 한다 구체적으로 말을 한 건 아니다. 본인이 비상대권 조치 등을 말씀하시길래, 통수권자인데 계엄에 대한 군의 훈련 준비 상태를 모르시는 것 같다는 상태를 말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그는 “전시든 평시든 군은 계엄을 훈련해본 적이 없다”며 “이 문제는 여러 번 곱씹을 만해서 저에게도 충격적이었다”고도 했다.

무릎을 꿇은 것 역시 반대 의사를 표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여 전 사령관은 “일개 사령관이 무례한 발언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술도 한두 잔 들어가서 말한 것”이라며 “제가 반대를 하고 그럴 계제도 아니고, 정확하게 보고드렸다”고 증언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여 전 사령관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서 확보한 이재명 대통령,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의 이름이 적힌 메모를 공개했다.

여 전 사령관은 김용현 전 장관으로부터 주요 인사 10여명에 대한 체포·구금을 지시받고 체포조를 편성한 혐의로 군사법원에서 재판받고 있다.





최서인([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