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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튀르키예, 원전·보훈 MOU…'시놉 원전' 수주 발판 마련했다

중앙일보

2025.11.24 08:58 2025.11.2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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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과 네자티 야마츠 튀르키예 원자력공사 사장이 2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원자력 에너지 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오전(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103분간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원자력 협력 등 세 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의 관심이 모이는 협력 분야는 원자력이다. 두 나라는 이번 MOU를 통해 원자로 기술, 부지평가, 금융 및 사업모델, 원전 프로젝트 이행 등에서 다각도로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공동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원자력 관련 정보와 경험도 공유할 계획이다. 원자력 전문 인력 간 교류도 추진한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에서 “한국의 우수한 원전 기술과 안전 운영 역량이 튀르키예의 원전 개발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남아공에서 튀르키예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는 기내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상 간 대화를 통해서 대한민국 원전 사업의 우수성, 경쟁력을 잘 설명하고 좋은 결과를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원자력 MOU 체결에 대해 “튀르키예가 추진 중인 시놉제2원전 사업에서 한국이 부지평가 등 초기 단계부터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해 향후 사업 수주까지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2050년까지 20기가와트(GW) 규모의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중 한 프로젝트가 시놉 원전이다. 한국전력은 2023년 시놉 원전 건설 예비입찰서를 제출했다.

한국도로공사와 튀르키예도로청의 도로 인프라 분야 협력 MOU도 체결됐다. 대통령실은 “튀르키예 도로청이 발주할 대규모 도로 민관합작투자사업(PPP)에 우리 기업의 참여가 촉진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형제의 국가’로 불리는 양국 간 보훈 협력 MOU도 성사됐다. 참전용사 후손 교류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튀르키예는 한국전쟁 때 16개 국제연합(UN) 참전국 중 미국·영국·캐나다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군인을 한국에 파견했다.

다만, 방산 협력 MOU는 이번에 맺어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양국이 방산 강국 도약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생산, 기술협력, 훈련 교류 등에 있어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튀르키예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앙카라에 위치한 튀르키예의 초대 대통령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 묘소에서 헌화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이 대통령은 알타이 전차 사업 사례를 언급하며 “성공적인 협력 사례를 더 많이 만들어 양국의 방위 산업 역량을 강화하고 평화와 안보 증진에도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알타이 전차는 한국의 흑표 전차 기술을 토대로 만들어진 튀르키예 전차다.

이 대통령은 바이오 분야와 관련해서는 “튀르키예 정부가 추진하는 ‘혈액제제 자급화 사업’에 한국 기업인 ‘SK플라즈마’가 참여하게 된 점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특히 우리 양국이 ‘혈맹’ 관계인 점을 생각해 보면 이번 사업의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고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한국 전쟁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같은 전쟁에서 함께 싸우며 피를 맺은 형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우리에게 두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이며 양국이 설정한 150억 달러 교역 목표를 거의 달성했다”며 “(회담에서) 보다 균형 잡힌 무역 관계를 위해 자유무역협정(FTA)의 재검토 필요성도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튀르키예 FTA는 2013년 발효됐다.

이날 튀르키예를 국빈방문한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초대 대통령 묘소 참배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참배 뒤 방명록에 “아타튀르크를 기리며 피를 나눈 형제국의 공동 번영을 위해 함께 나아가겠다”고 적었다. 아타튀르크 전 대통령은 독립전쟁을 이끈 전쟁 영웅으로 튀르키예에서 국부(國父)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윤성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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