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하수정 기자] 국민배우 고(故) 이순재가 오늘(25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
유족 측에 따르면, 고 이순재는 25일 새벽 별세했고, 그동안 건강이상설과 악화설 등이 불거졌기 때문에 많은 후배들과 동료 연기자들이 더욱 안타까운 마음으로 애도와 추모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이순재는 호적상으로는 1935년생이라고. 현역 '최고령 배우'로 활동하면서 칠순에는 레전드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구순에는 연극에 도전하는 등 연기 열정을 멈추지 않았다. 특히 2024년 방송된 KBS2 드라마 '개소리'를 통해 생애 첫 연기대상을 거머쥐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올해 1월 방송된 '2024 KBS 연기대상'에서 영광의 KBS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강아지 소피와 소통하며 사건을 해결하는 '명예 탐정' 역할로 분해 명불허전 연기를 선보였다.
다만 이순재의 경우 지난해 10월 건강상의 이유로 출연 중이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공연을 취소했고, 활동 중단 3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얼굴을 비춰 관심이 집중됐다. 이순재는 후배 김용건, 최수종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에 올랐고, KBS 사장은 트로피를 전달하며 "이 상을 드릴 수 있어 영광"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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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쇠해진 모습으로 마이크를 잡은 이순재는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 KBS가 방송 역사가 시작된 게 1961년 12월 31일로 기억한다. ‘나도 인간이 되련다’에 첫 출연했다. 선배님들 모시고 조그만 역할이지만 했다.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 준비했다. 오늘 이 아름다운 상, 귀한 상 받게 됐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동안 대상 하게 되면 이순신 장군, 역사적 인물이 받았다. 줄 수 있다. 저기 미국에 배우 캐서린 헵번은 30대에 한번 타고, 60세 이후 3번 상을 탔다. 근데 우리나라는 전부 공로상이다. 60세 넘어도 잘 하면 상을 주는 거다. 공로상이 아니다. 연기는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된다"며 "이 상은 개인의 상이 아니다. '개소리'에는 우리 소피를 비롯해 수많은 개가 나온다. 그들도 다 한몫했다. 파트마다 맡은 역할들이 있다. 이들이 최선 다했다. 제가 거제를 4시간 반이 걸린다. 이걸 20회 이상 왔다갔다 하며 찍었다. 다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한 이순재는 "그리고 내가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할 학생들이 있다. 제가 아직까지도 우리 총장님이 배려해서 가천대학교 석좌교수로 13년째 근무하고 있다. 도저히 (수업) 시간이 안맞아서 학생들한테 '정말 미안하다. 교수자격 없다'고 했는데 '걱정하지마라, 드라마 잘하시라'고 하더라. 눈물이 나왔다. 그 학생들 믿고 나름대로 최선 다해서 오늘의 결과가 온걸로 알겠다. 감사하다"며 "늦은시간까지 와서 격려해주신 시청자 여러분, 집안에서 보고계신 시청자 여러분 평생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 감사합니다"라며 끝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순재를 지켜보던 객석의 연기자 후배들은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로 화답했고, 시청자들 역시 "감동스럽다", "보면서 눈물 났다" 등 원로 배우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이후 10개월 만에 고 이순재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대상 수상 영상이 재소환되며 벌써부터 그를 그리워하는 대중들이 많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