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10명 상대, 25개의 슈팅, 하지만 유효한 해법은 단 한 가지도 없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에버튼에 충격패를 당한 뒤, 웨인 루니(40)가 '이번 경기의 가장 큰 문제'를 짚어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에서 13분 만에 이드리사 게예가 '동료 폭행'으로 퇴장당하면서 수적 우위를 잡고도 0-1로 패했다. 29분 키어런 듀스버리홀에게 허용한 강력한 중거리골이 그대로 결승골이 됐다.
경기 흐름만 놓고 보면 맨유가 거의 모든 것을 가져갔지만 문제는 내용이었다. 25개의 슈팅을 쏟아붓고도 제대로 된 찬스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루니는 그 이유를 단순하게 설명했다. "너무 많은 크로스를 강제로 넣었다"는 것이다.
영국 '메트로'는 경기 종료 후 루니의 이야기를 전했다. 루니는 "수적 우위 상황이면 당연히 경기를 더 편하게 가져갈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더 리흐트가 말한 그대로다. 불필요한 크로스를 반복했다. 인내심이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맨유는 경기 내내 측면에서 공을 올려 넣는 방식에 집착했지만, 에버튼의 뒷라인은 타코우스키·킨·미콜렌코 등 장신 수비수들이 버티고 있었다. 활로가 될 리 없었다.
더 리흐트 역시 경기 직후 "상대는 뒷라인에 2m 가까운 선수들 네 명이 버티고 있는데, 거기에 크로스를 계속 올리는 건 말이 안 된다"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라인 사이에서 패스를 주고받으며 풀어갔어야 했다. 오늘 우리는 그 인내심이 부족했다"라고 설명했다.
루니는 후벵 아모림 감독의 전술 선택도 문제 삼았다. "그렇게 수적 우위라면 3백을 유지할 필요가 없었다. 중앙 수비수 한 명을 빼고 창의적인 미드필더를 넣었어야 했다"라고 강조했다. "루크 쇼와 레니 요로가 미드필드로 올라가려 했지만, 자연스럽지 않았다. 본래 그 역할을 수행할 선수를 넣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게리 네빌 역시 중계석에서 쇼의 플레이를 강하게 질타했다. "그냥 걸어 올라가는 수준이었다. 저러면 아무 의미가 없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요로는 아직 어리고 그 위치가 익숙하지 않으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쇼는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직언했다.
경기 후 더 리흐트는 "오늘 경기에서 모든 면이 한 단계 퇴보했다"고 잘라 말했다. "결과뿐 아니라, 강도, 집중력, 서로를 위해 싸우는 태도까지 지난주보다 모두 떨어졌다"라고 인정했다.
13분 만의 퇴장이라는 '최적 조건'을 잡고도 한 골도 만들어내지 못한 맨유. 루니는 "오늘 경기는 맨유가 어디서 무너지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 사례"라며 고개를 저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