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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대 11 졸전 끝 패배'에 아모림, "지난 시즌 감정 돌아올까 두려워"

OSEN

2025.11.2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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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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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10명이 된 에버튼을 상대로 77분을 싸우고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한 발도 내딛지 못했다. 경기 내용은 후벵 아모림 감독이 경기 전 스스로 경고했던 문장이 그대로 현실이 되는 흐름이었다. "우리는 완벽과는 거리가 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5일(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에버튼과의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에서 0-1로 패했다. 지난해 이곳에서 에버튼을 4-0으로 완파하며 아모림의 '폭풍이 온다'는 발언이 나왔던 바로 그 경기장. 1년 뒤 같은 장소에서, 아모림은 다시 한 번 조심스러운 진단을 내놓아야 했다. 그리고 그 진단은 이번에도 정확했다.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킥오프 13분 만에 벌어진 이드리사 게예와 마이클 킨의 충돌이었다. 동료의 뺨을 때린 게예는 즉시 퇴장을 받았고, 맨유는 77분 동안 11대10이라는 절대적 우위를 안고 경기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후 흐름은 정반대였다. 맨유가 잡아야 할 기회를 스스로 흘려보냈다.

아모림은 벤치에서 끊임없이 고개를 흔들었다. 젊은 수비수 파트리크 도르구와 레니 요로는 아무런 압박도 없는 상황에서 볼을 잃어버렸고, 공격 전환 흐름이 뚝 끊겼다. 아마드 디알로는 잘못된 선택을 연달아 하며 팀 공격의 템포를 죽였다. 매테우스 쿠냐가 부상으로 결장한 공백은 더 크게 느껴졌다.

브라이언 음뵈모와 브루노 페르난데스처럼 팀의 중심축 역할을 해야 할 선수들마저 마무리에 실패했고, 리그 첫 선발 기회를 받은 조슈아 지르크지와 교체로 장시간 기회를 얻은 코비 마이누 역시 자신들의 몫을 증명하지 못했다. 월드컵을 바라보는 입지 경쟁에서도 의미 있는 흔적을 남기지 못한 셈이다.

전반 29분 키어런 듀스버리-홀이 때린 중거리 슈팅은 골키퍼 센느 라멘스의 판단 문제까지 겹치며 그대로 실점이 됐다. 이 한 골이 끝까지 승부를 갈랐다. 후반 막판 지르크지의 헤더를 조던 픽포드가 몸을 날려 막아낸 장면을 제외하면, 동점골을 예고하는 위협적인 상황은 거의 없었다.

경기 전 "5경기 무패도, 곧 3경기 무승이 될 수 있다"라고 했던 아모림의 우려는 그대로 실현됐다. 그는 "우리는 아직 리그 상위권을 이야기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오늘도 완벽과는 멀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모림의 말은 맨유의 최근 흐름을 압축한다. 직전 두 경기(노팅엄 포레스트, 토트넘)에서도 리드를 잡고 경기를 뒤집힌 뒤 가까스로 무승부를 따냈다. 이번엔 아예 홈에서, 그것도 10명을 상대로 패배했다. 올드 트래포드에서 상대 퇴장 이후 치른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전 46경기에서 맨유는 36승 10무였다.

"올드 트래포드의 분위기는 오늘 우리가 한 단계 더 올라가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하지만 우리는 준비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아모림의 목소리는 단호했고, 실망이 섞여 있었다.

그는 동료와의 충돌 끝에 퇴장당한 게예 사건에 대해서도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과 의견을 같이했다. "싸우는 건 나쁜 게 아니다. 서로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실수할 때 서로를 깨우기 위한 행동일 뿐이다. 우리 선수들도 볼을 잃으면 서로 싸울 정도의 투지를 보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10월의 상승세와 감독상 수상에도 불구하고 11월의 흐름은 뚜렷한 '퇴보'다. 아모림은 "지난 시즌의 감정이 돌아올까 두렵다"라고도 말했다. 그는 시즌 내내 "진짜 맨유의 모습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해왔다. 'BBC'는 "지금도 그 답을 찾지 못한 듯하다"라고 분석했다.

현재 맨유는 리그 10위. 승점 차만 놓고 보면 상위권과 크게 벌어지지 않았지만, 내용은 정반대다. 아모림이 말한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안다"는 문장은 씁쓸한 현실을 가리킨다.

77분 동안 10명을 상대로도 돌파구를 찾지 못한 이 경기. 맨유가 향하고 있는 방향은, 여전히 안개 속에 갇혀 있다. /[email protected]


정승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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