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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아이언맨 수트'에서 의료 로봇까지 기술 축적한 SRI

연합뉴스

2025.11.2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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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 영상 보면서 수술하는 로봇 개발중…"사전 훈련 필요없는 로봇이 미래"
[르포] '아이언맨 수트'에서 의료 로봇까지 기술 축적한 SRI
MRI 영상 보면서 수술하는 로봇 개발중…"사전 훈련 필요없는 로봇이 미래"

(멘로파크[美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컴퓨터용 마우스와 LCD 화면, 인터넷,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비서 '시리', 수술용 로봇 '다빈치', 기업 경영에서 필수로 꼽히는 스왓(SWOT) 분석, 해외 송금 시 필요한 스위프트 네트워크.
전혀 다른 영역처럼 보이는 이들의 공통점은 미국의 비영리 연구소 SRI 인터내셔널에서 기술이 출발했다는 점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방문한 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의 SRI 인터내셔널 본사 로비에는 "심지어 실리콘밸리의 기준으로도 이곳이 연구개발(R&D)의 '메카'"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평가와 "SRI, 실리콘밸리의 가장 중요한 몇 가지 혁신의 발상지"라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언급이 벽에 새겨져 있었다.
이날 안내와 함께 둘러본 로봇공학 연구실에는 연구원들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지만, 차세대 로봇 기술 연구의 흔적이 가득했다.
토드 스타비시 SRI 벤처스 부사장은 의료용에서 산업용, 레저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기 위해 연구 중인 로봇을 하나하나 소개했다.
한 실험실에는 기다란 관 속에 수많은 전선과 대롱이 든 기기가 설치돼 있었는데, 스타비시 부사장은 수술에 활용되는 의료 로봇의 개념을 보여주는 기기라고 설명했다.
자기공명영상(MRI) 화면을 보면서 실시간으로 수술하면, 개복과 같은 신체 침습 없이도 바늘을 어느 각도로 찔러야 할지, 조직을 건드리고 있는지 아닌지 등 정확한 의료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로봇이다.
연구진은 MRI가 구동될 때 거대한 자기장이 형성되기 때문에 금속 물질을 이용할 수 없다는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스타비시 부사장은 "그래서 연구진들은 유압식 유체 로봇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수술장에서는 모든 것이 무균 상태여야 하므로 실제로는 설비가 피복물(하우징) 속에 들어가게 된다"고 소개했다.

폭약을 설치하는 광산용 로봇을 비롯해 위험한 작업을 인간 대신 수행하는 로봇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인간의 손을 모방한 로봇 손의 시험 버전도 여럿 보였다. 마찰력과 쥐는 힘을 이용해 물건을 집는 인간의 손처럼 정전기를 활용해 물건을 떨어뜨리지 않고 쥐는 로봇 손이 있는가 하면, 너무 힘이 세서 물건을 으깨버리는 로봇 손을 보완하고자 휘어지는 소재로 만든 것도 있었다.
마치 '아이언맨 수트'처럼 입을 수 있는 로봇 기구를 마네킹에 입힌 것도 눈에 띄었다.
양 허리와 등에 도시락통만 한 기구가 달려 있었는데, 이는 인공 근육 역할을 하는 '트위스티드 코일'의 구동 역할을 하는 모터라고 했다.
자동차 생산 라인에 있는 로봇의 움직임을 원격으로 제어하도록 고안된 3차원 스크린을 접하고 그다지 새롭지 않다는 생각이 든 순간, 스타비시 부사장은 여기에 AI를 접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로봇이 따로 환경을 미리 파악하거나 사전 훈련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간의 음성 명령만으로 동작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세 번째 선반에 샴푸를 올려'라고 말하면 로봇이 알아서 세 번째 선반이 어디인지 파악하고 샴푸를 올려놓는 방식이다.
그은 "환경을 프로그래밍할 필요도 없고 작업 자체를 알 필요도 없다"며 "바로 이런 것이 로봇공학의 미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SRI는 기술 유출 우려 때문에 이날 연구실 내 사진 촬영은 허락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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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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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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