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축구 전문 매체 월드사커토크에 따르면 러시아가 북중미월드컵이 열리는 시기에 자국에서 별도의 국제 대회인 이른바 '대체 월드컵'을 개최하는 엉뚱한 아이디어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북중미월드컵은 내년 여름 미국·캐나다·멕시코가 공동 개최한다. 이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축구협회(RFU)는 월드컵에 나가지 못하는 8~12개국을 '대체 월드컵'에 초청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48개국이 출전하는 북중미월드컵보다는 작은 규모다. 참가국에는 개최국 러시아를 비롯해 유럽의 그리스, 세르비아, 남미의 칠레, 페루, 베네수엘라 그리고 중국 등이 거론되고 있다. 중국은 출전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된 이번 월드컵에서도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또 경기장은 2018 러시아월드컵 당시 쓰였던 곳 중 네 곳을 선정해 대회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러시아가 자국 대회를 추진하려고 하는 건 월드컵에 나갈 수 없는 처지라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2022년부터 유럽축구연맹(UEFA) 회원국 자격이 정지됐다. 당연히 국제축구연맹(FIFA)과 UEFA 주관 대회에 출전이 금지됐다. 따라서 이번 북중미월드컵 유럽 예선에 참가하지 못했다. 축구 매체 365스코어는 "'대체 월드컵' 개최를 통해 러시아는 월드컵에 나가지 못하는 자국의 상황을 국제 사회에 알리고 제재에서 벗어나는 것이 목표"라고 분석했다. 동시에 러시아 축구대표팀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자국 축구 팬의 관심을 되돌리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다만 실제로 대회가 열릴지는 미지수다. 모든 국제 대회는 FIFA의 승인을 받아야 해서다. FIFA가 월드컵과 같은 기간 월드컵과 유사한 국제 대회가 열리는 것을 인정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참가국도 FIFA의 눈치를 봐야 해서 '대체 월드컵' 참가를 부담스러워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언론에서는 월드컵에 나가지 못하는 국가들의 경기력 유지 목적으로 '대체 월드컵' 대신 소규모 컵대회나 친선 경기 형태로 크게 축소된 형태로 치러질 수 있다는 전망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