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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 올리브영, KB는 GS리테일…불붙는 임베디드 대전

중앙일보

2025.11.25 01:20 2025.11.25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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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이 비금융 플랫폼과 손잡고, 생활 곳곳에 금융 기능을 녹이는 ‘임베디드(embedded) 금융’ 경쟁에 나서고 있다.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 뉴스1
신한은행은 CJ올리브영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25일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내년 1분기에 올리브영 회원을 위한 파킹 통장(단기 자금 통장)을 출시하고, 다양한 리워드(포인트 등)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뷰티를 대표하는 대형 쇼핑 플랫폼인 만큼, 복수의 은행이 CJ올리브영을 잡기 위해 경쟁에 나선 걸로 알려졌다.

같은날 KB국민은행과 GS리테일도 손을 맞잡았다. 두 회사는 ‘GS 리테일 제휴 통장’을 이르면 연내 출시하기로 했다. 파킹통장 금리 혜택뿐 아니라, GS리테일 제휴 모바일 요금제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은 “GS25 편의점을 이용하는 영 유스(Young Youth) 고객층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도 기업 업무시스템(ERP)에서 금융 업무를 바로 처리할 수 있는 ‘NH임베디드플랫폼’을 다음 달 공식 오픈할 예정이다. 이용 기업에서는 별도의 은행 사이트 접속 없이 내부 시스템 안에서 바로 계좌조회·이체 같은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 기업 금융 시장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은 삼성전자와 협력해 금리우대 혜택을 주는 ‘삼성월렛머니 우리 통장’을 선보였다. 하나은행도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옛 당근마켓)과 협력해 '당근머니하나통장'을 내놓았다.

이는 ‘금산분리’ 규제 등으로 은행이 직접 사업을 확장하기 어려운 만큼, 유통ㆍ쇼핑·디지털 결제 등 대형 플랫폼과의 제휴로 고객 접점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디지털 플랫폼에 익숙한 젊은층 고객을 끌어들이고, 최근 증시로의 자금유출을 방어하려는 측면도 있다.

임베디드 금융은 고객에게도 이점이 많다. 결제가 쉬워질 뿐 아니라, 전용 파킹통장은 금리가 높고 추가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네이버페이는 신한·하나·우리은행과 제휴해 최고 연 3~4% 수준의 파킹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이런 서비스는 대부분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금융회사의 본질적인 업무인 경우 위탁이 불가능하다’는 행정규칙 때문이다. 임베디드 금융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는데, 규제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혜미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규제 샌드박스(혁신금융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지정 기간은 기본 2년이고 연장을 해도 총 4년에 그쳐 한계가 있다”며 “금융회사의 부수 업무를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금지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의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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