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중의 뭇매를 맞은 카카오톡 업데이트 사태의 여파는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 책임론에서 그의 전 직장 토스로까지 옮겨붙었다. 내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과감(혹은 무리)하게 빠른 속도로(혹은 성급하게) 대규모 업데이트를 감행한 그의 업무 스타일이 토스와 닮아 있다는 게 요지였다. 한마디로 홍 CPO가 카카오에 ‘토라포밍’을 시도했다는 것. 토라포밍은 토스 전·현직자, 그리고 IT 업계에 은은하게 퍼져 있는 표현이다. 토스 출신들이 이직 또는 창업한 회사에 ‘토스식’ 업무 스타일을 이식하려 할 때 ‘저 사람, 토라포밍 중이네’라고 말한다. 마치 SF에서 낯선 행성을 인간들에게 익숙한 환경으로 만드는 것(테라포밍·Terraforming)처럼 말이다. 이직이 잦은 IT업계 특성상 한 기업 안에도 온갖 기업 출신들로 가득한데, 왜 유독 토스라는 기업에만 ‘토라포밍’이란 표현까지 나오는 걸까. 현재 IT 업계에 스며들고 있는 토라포밍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분석했다.
토스 프로덕트 오너(PO)로 수년간 일해 온 A는 2년 전쯤 일을 그만둔 뒤 한동안 휴식기를 가졌다. 쉬는 기간 동안 종종 다른 기업 채용 담당자로부터 티타임 제안이 오곤 했다. 그때 만났던 국내 유명 IT기업 채용 담당자는 A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여기는 A님 일하고 싶은 대로 원없이 일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