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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기업] 안동 산불피해지,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 첫 등록 … 산림 회복 지원

중앙일보

2025.11.2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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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임업진흥원

경북의 안동 산불에 대한 대처는 지역 경제와 기후변화 대응을 아우른 모범사례로 꼽힌다. 사진은 산불피해지 복구 조림 대상지. [사진 경북도청]
올해 경북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산불은 산림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온 많은 산주에게도 깊은 상처를 남겼다. 피해 복원을 위한 지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가장 큰 피해자인 산주의 회복에 실질적으로 함께할 수 있는 방식은 무엇일까. 해답은 2020년 산불 피해지역인 안동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안동에서 발생한 산불은 1944㏊의 산림을 소실시켰다. 대규모 산림 소실로 탄소흡수원이 오히려 배출원이 됐고, 산주들의 산림 소득 기반도 약화했다. 이에 경북도청은 기후대응과 피해 산주의 소득 회복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는 방안으로 탄소흡수원 사업을 제안했다. 도청은 산주들과 직접 소통하며 훼손된 산림을 복구하는 동시에 탄소배출권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설명했고, 이러한 과정에서 지자체·산주·기업이 참여하는 협업 구조가 구축됐다. 그 결과 안동 산불피해지는 산림부문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으로 최초 등록되는 성과를 거뒀다. 산림 복구와 탄소흡수원 사업을 연계해 지역 경제와 기후변화 대응을 아우른 첫 사례가 만들어진 것이다.

여러 기관이 협력한 결과다. 안동시산림조합은 사업 수행을 위한 서류 준비와 현장 관리 등 실무 전반을 담당해 추진력을 높였고, 한국임업진흥원은 외부사업 등록을 위한 사업계획서 작성 등 전문 컨설팅을 제공해 산주 참여를 지원했다. 경북도청과 안동시는 정책적 지원으로 산주들의 사업 참여를 뒷받침했다. 이러한 협력 속에서 총 10명의 산주가 참여해 188.88㏊ 규모의 산림이 외부사업으로 등록됐고, 이는 산불 피해 복구가 단순한 재해 대응을 넘어 탄소흡수원 확충과 지역 중심의 산림탄소경영 모델로 발전한 첫 사례다. 최근 산불이 빈번해지고 대형화하는 상황에서 산불 피해지 복구를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과 연계한 이번 사례는 산림기반 적응(Adaptation) 수단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탄소 시장은 개인산주가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지만, 경북도청·산림조합·한국임업진흥원이 함께한 덕분에 산주는 피해지를 복구하고 지속가능한 소득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역 산림의 회복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었다.

이번 사례는 탄소흡수량 기반의 산림탄소경영이 현실적인 소득 창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특히 안동의 협업 모델은 산림 복구를 넘어 지역 공동체가 지속가능한 가치를 함께 만들어낸 모범적 사례로 평가된다. 한국임업진흥원 최무열 원장은 “이번 사례가 산불 피해지 회복과 지역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작은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류장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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