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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 맛을 ‘레스토랑급’으로 끌어올리는 법 [쿠킹]

중앙일보

2025.11.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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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는 이제 특별한 날의 음식이 아닌, 집에서 직접 구워 즐기는 일상 속 메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완벽한 한 점을 만들기 위해선 고기 선택부터 두께, 조리법까지 고려할 것이 많죠. 20년 경력의 스테이크 전문가 김광중 셰프가〈스테이크 가이드〉를 통해 제대로 굽고 즐기는 법을 소개합니다. 오늘은 스테이크를 특별하게 해주는 페퍼콘 소스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스테이크 가이드] 페퍼콘 소스
스테이크를 특별하게 즐기고 싶을 때 추천하는 페퍼콘 소스. 사진 픽사베이
스테이크를 어떻게 더 맛있게 먹을까 고민하다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소스’입니다. 특히 연말처럼 조금 더 특별한 식탁을 준비하고 싶을 때는 스테이크와 시판 소스만으로는 어딘가 아쉽다고 느끼는 분들도 많죠. 한국은 평소에도 스테이크를 먹을 때 ‘고기를 얼마나 잘 굽느냐’ 못지않게 ‘어떤 소스를 곁들이느냐’를 중요하게 여기는 편입니다. K-BBQ처럼 소스 문화가 발달해온 영향도 큽니다. 그만큼 소스는 단순한 곁들임이 아니라, 고기의 매력을 살리고 부족한 부분을 자연스럽게 보완해주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중에서도 페퍼콘 소스(Peppercorn Sauce)는 오랫동안 스테이크하우스와 호텔 다이닝에서 기본으로 자리 잡아온 클래식 소스입니다. 통후추, 브랜디·와인, 크림, 버터처럼 특별할 것 없는 재료로 만들지만, 그 조합이 주는 안정적인 균형 덕분에 많은 사람이 늘 믿고 선택해온 소스이기도 합니다.

고기 본연의 풍미를 또렷하게 보여주는 페퍼콘 소스. 사진 픽사베이
페퍼콘 소스가 오래 사랑받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우선, ‘고기 맛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통후추는 고기와 궁합이 좋은 향신료인데, 으깨서 사용하면 가루후추에서는 느껴지지 않는 깊은 향이 살아납니다. 이 향이 고기의 지방 향과 만나면 스테이크의 ‘고기다움’이 더 선명해지죠. 소스가 고기를 덮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기 본연의 풍미를 또렷하게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두 번째는 크림과 후추의 균형입니다. 크림은 지방을 부드럽게 감싸 입안을 정리해주고, 후추는 느끼함을 잡아줍니다. 지방이 많은 립아이에는 후추가 밸런스를 잡아주고, 담백한 텐더로인에는 크림이 적당한 리치함을 더해주어 어떤 부위든 조화로운 맛을 만들어 줍니다. 덕분에 몇 점만 먹고 질리는 소스가 아니라, 끝까지 먹어도 부담 없는 맛이 유지됩니다.

페퍼콘 소스의 핵심, 후추. 사진 픽사베이
세 번째는 브랜디·화이트와인이 더하는 풍미의 깊이입니다. 스테이크를 굽고 난 팬에 남은 갈색의 ‘맛있는 흔적’을 브랜디나 와인으로 디글레이즈하면 알코올은 금방 날아가고 향만 남는데, 이 향이 고기의 진한 맛을 깔끔하게 정리해줍니다. 은은한 단향과 산미가 더해지면서 고기와 소스의 맛이 입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레스토랑에서 먹는 듯한 입체적인 풍미가 생겨납니다.

또 페퍼콘 소스는 팬 드리핑, 즉 마이야르 풍미를 그대로 흡수하는 소스라는 점도 큰 매력입니다. 소스와 고기가 따로 놀지 않고 한입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완성도 높은 한 접시를 만들어줍니다.

이런 이유로 페퍼콘 소스는 스테이크 초보자들에게도 특히 사랑받습니다. 담백한 고기에는 크림이 풍미를 더해주고, 지방이 많은 고기에는 후추가 밸런스를 잡아주며, 조금 더 익어 수분이 빠진 고기라 해도 소스가 부족한 식감을 부드럽게 보완해줍니다. 어떤 고기든 한결 더 맛있게 만들어주는 조용한 조력자 같은 소스인 셈이죠.


Today`s Recipe 김광중의 페퍼콘 크림 소스
페퍼콘 소스를 얹은 스테이크. 사진 김광중
“소스의 농도는 뜨거울 때는 묽어 보이고 식으면 금방 걸쭉해집니다. 그래서 어떤 시점에 사용할지에 맞춰 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아요. 간도 마지막에 맞추는 편이 가장 정확합니다. 졸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짠맛이 농축될 수 있기 때문이죠.”

재료 준비
페퍼콘 소스의 재료. 사진 김광중
재료 : 올리브오일 15mL, 마늘 5개, 샬롯 또는 양파 60g, 통후추 약간, 타임 또는 로즈마리, 레드와인 60mL, 생크림 120mL, 버터 20g, 그라나파다노 치즈 20g

만드는 법
1. 스테이크를 굽고 난 팬에 올리브오일을 살짝 두른다.
2. 잘게 다진 샬롯과 으깬 마늘, 통후추를 넣고 중불에서 향이 올라오도록 볶는다.
3. 샬롯이 투명해지면 레드와인을 붓고 팬 바닥을 긁어가며 디글레이징한다.
4. 생크림을 넣고 약불에서 천천히 졸여가며 농도를 응축시킨다.
5. 버터를 넣어 저으며 농도를 맞춘다.
6. 치즈를 갈아 넣으면서 농도와 간을 맞춘다.

김광중 셰프 [email protected]



김광중([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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